“오너-기술보면 안다” 플래티넘기술투자 이창수사장, 벤처정석

  • 입력 2000년 10월 10일 19시 18분


“벤처기업을 발굴해 투자할 때는 유행을 따라가기보다는 밑바닥의 기본적인 흐름을 중시합니다. 코스닥시장 주가지수를 판단기준으로 삼지 않기 때문에 증시가 활황일 때 오히려 투자하지 못할 경우도 꽤 있습니다.”

2월 설립된 신흥 창업투자사인 플래티넘기술투자 이창수사장(45)은 ‘기본에 충실한’ 투자관을 갖고 있다. 인터넷 불꽃이 거세게 타올랐을 때 많은 벤처캐피털이 부나방처럼 몰려들었던 것과는 큰 거리감이 느껴진다.

이사장은 투자기업을 발굴할 때 △해외 수출이 가능한 제품을 만드는지와 △국내에서 수입대체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국내 시장만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은 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이 곧 한계에 부닥친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기업이 보유한 기술보다는 대주주의 의지나 됨됨이를 더 따진다. 기업이 맞닥뜨리게 마련인 위기를 대주주가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된다는 것. 의지가 강한 대주주라는 판단이 들면 경영자문 등의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그는 이러한 원칙에 따라 지금까지 20개 기업에 56억여원을 투자해놓았다. 대상기업 대부분이 정보통신과 반도체 관련 부품을 만들고 있다. 인터넷기업을 기피하지는 않지만 진입장벽이 높은 기술을 확보한 곳에만 투자한다.

이같은 ‘정석 투자법’이 인정돼 중소기업청 등이 만든 코리아벤처펀드(KVF)로부터 최근 30억원을 유치했다. 코리아벤처펀드가 창투사에 투자한 것은 플래티넘기술투자가 처음으로 창투사 위기국면에 아주 이례적이었다는 평가.

이사장은 “목표수익률을 연평균 25%선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술금융 시절 25개 기업에 투자해 평균 474%의 수익률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아주 낮은 수준. 그는 “과거 실적은 코스닥시장의 폭발적 호황에 힘입은 것으로 거품이 심했다”고 잘라말했다.

투자자금 회수기간은 대부분 2∼3년정도로 잡고 있다. 투자기간이 가장 긴 경우는 5년이고 짧은 경우는 1년만에 회수하기도 한다. 증시 진입을 목전에 둔 업체에 프리미엄을 얹어 투자하는 것은 증시와 기업 투자자들 모두에 피해라고 믿고 있다.

그는 “고객들이 투자해달라며 돈을 들고 찾아오면 벤처투자의 성격상 4∼5년간 찾아갈 수 없다고 미리 다짐을 받는다”며 “만약 빚을 내서 방문하는 고객들이 있으면 상담한 뒤 그냥 돌려보낸다”고 말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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