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 고조, 업계 '불똥' 비상

  • 입력 2000년 10월 9일 19시 20분


중동에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면서 국내 경제계에도 적지않은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따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종합무역상사등 중동지역에서 수출입활동을 벌이고 있는 국내 기관 상사는 9일 관련 대책회의를 갖고 현지와 비상연연락체계를 갖추는등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무공은 상황변화에 따라 대응하는 3단계 컨틴젠시 프로그램을 짜놓고 중동팀을 중심으로 수출입과 현지 투자활동에 미칠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9일 무공은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대치 및 부분적인 충돌을 1단계로 잡고 2단계는 레바논 시리아 등 인접국가가 팔레스타인에 동조해 개입할 경우, 3단계는 이라크 이집트 요르단 이란 등 범 아랍권이 가세해 이스라엘과 대립하는 양상으로 나눴다. 현재는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가는 중간단계라는 게 무공의 분석.

중동·아프리카팀 강영수과장은 “양측 분쟁이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서 레바논과 시리아로 확산되는 등 이스라엘·아랍간 국지전으로 확대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극적인 반전이 이뤄지지 않는 한 2단계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1단계에선 중동 국가들과의 교역이나 현지 진행 공사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지만 2단계로 넘어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KOTRA는 2단계로 번질 경우에 대비, 중동 여러나라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상사주재원들의 안전문제를 점검중이다. 현지 상사와 무역관 주재원들에게 긴급 타전해 사태추이를 수시 보고토록 요청했다.

3단계까지 가면 73년 범아랍권이 이스라엘 등 서방권을 상대로 단합함으로써 벌어진 제1차 오일쇼크가 또다시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공은 “중동석유 의존도가 72.3%(99년)나 되는데다 고유가 국면인 점을 감안하면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놓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태기자>ebizwi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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