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외자유치 난항…美AIG 컨소시엄 2조5천억 지원요청

  • 입력 2000년 10월 4일 18시 36분


현대증권과 현대투신에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미국 AIG컨소시엄이 정부에 2조5000억원의 저리자금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서 현대 금융회사들의 외자유치가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 고위관계자는 4일 “실사작업을 마무리중인 AIG그룹이 투자조건으로 2조5000억원을 연3%의 저리로 한국정부가 2008년까지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익치(李益治)전 현대증권회장의 외자유치 협상파트너였던 WL로스그룹의 윌버 로스 회장은 지난달 방미중이던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만나 이같은 자금지원을 요청하고 최근 청와대를 방문해 재차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IG측은 실사과정에서 98년 현대투신이 부도난 한남투신의 신탁재산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6000억원의 손실을 입었으나 정부가 자금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아 부실이 더 깊어졌다고 주장했다.

AIG컨소시엄은 현대가 증권금융으로부터 빌려쓰고 있는 연6%짜리 자금의 상환기일을 당초 2003년에서 2008년으로 5년 늦추고 이율도 현재 6%에서 3%로 낮춰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AIG가 자금지원을 공식요청하지 않았으며 민간기업에 공적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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