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도 'e비즈'로 간다

  • 입력 2000년 8월 29일 19시 18분


‘망치’와 ‘불도저’로 상징되는 건설업. 인터넷에 의해 세상이 다 바뀌어도 변화하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 건설업계에도 e비즈니스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변화의 방향은 사이버 아파트 커뮤니티, 인터넷을 통한 입찰 및 전자결제, 인터넷을 통한 공정관리 등 세 가지.

정부 역시 인터넷을 통해 관급공사를 입찰하고 물자를 조달할 예정이어서 건설공사 수행 및 관리에 혁명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속칭 ‘노가다’로 불리며 몸으로 때워온 관행을 타파하고 e비즈니스에 적응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간(B2B) 거래〓업체들이 가장 주력하는 분야는 인터넷을 통한 건자재 구매. 가장 먼저 인터넷 자재구매 시스템을 도입한 금호건설은 올 상반기 인터넷으로 269건, 153억원 어치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를 통해 약 5억원을 절약했으며 협력업체 역시 4억9000만원을 절감한 것으로 추정한다.

각 협력업체는 관련인력을 줄일 수 있는 데다 금호건설의 자재구매 계획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재고도 줄일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현대 쌍용 SK 대림건설도 회사차원의 인터넷 자재구매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동부건설 대아건설 등 170개의 중견건설업체와 730개의 자재구매 업체가 참여한 ‘빌더스 넷’도 주목대상. 6월말 공동으로 B2B시장을 만들어 관심을 끈 ‘빌더스넷’은 7월 한 달간 60건(40억원)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기업과 소비자간(B2C) 거래〓건설업계의 B2C모델은 사이버 환경이 잘 갖추어진 아파트를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 LG는 이지빌, 삼성은 씨브이넷, 대림은 아이시티로 등을 회사에서 분사해 모기업이 건설한 아파트단지에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했다.

이지빌이 최근 구축한 서울 송파구 문정동 훼밀리아파트 단지는 인터넷을 통해 상가소식, 주민게시판, 관리사무소 소식 및 관리비 지급까지 가능하다. 업체들은 아파트 입주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상가에서 물건을 주문하는 체제도 구축하고 있다.

이지빌 손경훈 차장은 “건설업체의 B2C는 입주자가 인터넷으로 각종 가전제품을 작동시키는 홈오토메이션이 종착점”이라며 “이때가 되면 건설업체와 전자업체가 협력하면서 경쟁하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공사관리시스템(e프로젝트 매니지먼트)〓아직 속도는 느리지만 업체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부분. 국내외 수백개의 건설현장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면 인력 장비 자재를 유연하게 이동시킬 수 있고 공사비도 30%까지 줄일 수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미국의 인터넷 시공관련 솔루션 기업인 쉐프렌과 제휴, 합작회사 쉐프렌코리아를 설립해 전자공사관리시스템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미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초고층아파트 ‘타워팰리스’와 삼성전자 정보통신연구소, 대만고속철도 등 3개 공사현장에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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