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인사 안팎]지역안배속 '호남인맥' 부상

  • 입력 2000년 8월 20일 18시 38분


20일 발표된 국세청의 대규모 인사는 김대중(金大中)정부 집권 후반기를 겨냥한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중시한 흔적이 역력하다. 현정부 출범 후 자주 논란을 빚은 ‘편중 인사’ 시비를 의식, 외형적으로는 지역간 균형에 신경을 많이 썼으나 핵심 요직은 역시 호남 출신이 많이 차지한 점도 특징이다.

1급으로 승진한 곽진업(郭鎭業)국세청차장과 손영래(孫永來)서울지방국세청장은 각각 경남 김해와 전남 보성 출신. 곽차장은 ‘조직에 대한 기여도’가 크고 ‘세정 개혁의 적임자’로 꼽혀 왔다는 점이, 손청장은 성실한 일처리와 안정남(安正南)국세청장의 두터운 신임이 발탁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와 관련, 국세청은 부이사관 승진자 12명을 영남 출신 5명, 호남 4명, 충청 등 기타 지역 3명 등 출신 지역별로 고르게 뽑아 지역 화합을 도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핵심 요직을 중심으로 보면 ‘호남 인맥’의 전진 배치가 두드러진다.

안청장을 비롯해 손서울지방국세청장 이주석(李柱碩)본청조사국장 오재구(吳在鉤)조사1과장 등 핵심 라인은 모두 광주, 전남 출신이다.

대신 경북 출신인 이재광(李在光)광주지방국세청장을 본청 법인납세국장, 경남 출신인 이주성(李周成)중부지방국세청 조사1국장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2국장에 배치함으로써 지역간 균형에도 어느 정도 ‘성의’는 보였다.

이번 인사에서는 1년여간 지켜온 향피(鄕避)제도의 원칙이 철회됐다. 충남 출신인 전형수(田逈秀)본청 기획관이 대전청장으로, 전북 출신인 최이식(崔利植)법무심사국장이 광주청장으로 임명됐다.

또 국세청 인력의 20%에 달하는 여성 공무원에 대한 배려도 반영됐다. 올 6월 5급 심사승진대상자 선발에서 여성 공무원 7명을 승진시킨데 이어 이번에도 이상위(李相委)본청 인사계장과 제연희(諸蓮姬)본청 납세서비스센터실장 등 2명을 4급 세무서장급으로 발탁했다. 국세청이 생긴 이래 여성이 4급(서기관)으로 승진한 것은 처음.

이밖에 본청 납세지원국장 등 5개 개방형 직위 가운데 4곳을 국세청 출신자로 충원,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개방형 직위가 ‘전관 예우’를 위한 자리로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손영래 서울국체청장▼

업무 추진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실력파. 국세청 사무관 시절 공인회계사에도 합격. 성격이 소탈하고 직급에 관계없이 대인 관계가 원만하다는 평. 98년 이후 서울청 조사2국장과 국세청 조사국장 등 요직을 거쳤다. 국세청 산악회장으로 매주 등산을 즐긴다. 안정남청장의 광주고 인맥. △전남 보성 54세 △연세대 행정학과 △행시 12회 △수원 관악 남대문 세무서장 △국세청 징세과장 부가가치세과장

▼곽진업 국세청 차장▼

73년 임관이래 주로 기획 정책 부서에서 잔뼈가 굵은 정책통. 검소하고 소탈한 성품으로 친화력이 뛰어나 주위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 국세청이 벌이고 있는 세정 개혁의 적임자로 꼽혀 왔다. △경남 김해 55세 △고려대 정외과 △행시 12회 △서울지방국세청 제1조사관 △부천, 여의도 세무서장 △국세청 조사과장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과장 △부산지방국세청장 △국세청 법인납세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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