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脈 지켜라" 카드사 광고전쟁…4300만장 발급 포화상태

  • 입력 2000년 8월 15일 20시 10분


보기 드문 호황을 누리고 있는 카드업계가 고객 확보를 위한 TV광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TV 광고전은 올 상반기 각각 2000억원에 가까운 흑자를 낸 LG 삼성카드가 주도하고 있다.

LG카드는 올 4월부터 탤런트 이영애를 캐스팅해 업계 최초로 이미지 광고가 ‘성공작’이었다는 판단 아래 새 광고를 제작할 예정이다. 8∼9월중 지난해 전체 광고 예산(34억원)의 절반을 넘는 20억원을 TV 광고에 투입한다는 계획.

삼성카드도 남성듀엣 클론의 ‘빡빡머리’ 구준엽과 탤런트 고소영을 신세대 부부로 등장시켜 20대 후반∼30대 초반을 겨냥했다. 9월까지 2개월간 40억원을 퍼붓는 ‘물량 공세’를 준비중이다.

외환카드는 탤런트 윤다훈―송선미를 등장시킨 코믹광고로 ‘인터넷에 편리한 카드’라는 이미지를 앞세웠다. 지난해 11억원이던 TV 광고비를 8∼9월사이 10억원으로 크게 늘려 잡았다. 국민카드도 하반기에 탤런트 장동건을 등장시킨 ‘큰사람 큰카드’ 광고를 재개할 계획.

고급카드 이미지를 지켜 온 아멕스와 다이너스카드도 차별화한 광고 컨셉을 제시하고 있다.

아멕스는 카드회원 가운데 골프 인구가 60%대를 넘는다는 점을 고려해 미국의 골프 천재 타이거우즈를 모델로 TV 광고를 제작해 8월부터 방송했다. 다이너스카드도 MBC 애드컴을 대행사로 선정해 이미지 광고를 제작중이다.

업계 선두를 지키며 ‘무광고’ 방침을 갖고 있던 BC카드도 부랴부랴 10월부터 광고 전쟁에 뛰어들었다. 7개 카드사가 고객 확보 전쟁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카드사는 올 상반기 4000억원대의 폭발적인 순이익을 기록한데 힘입어 ‘고객 확보는 곧 수익 증대’라는 믿음이 생겼다. 또 현대, 롯데, SK그룹 등 신규 시장 진출을 노리는 잠재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을 차지하자는 것이다.

여신전문금융업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발급된 카드수는 약 4300만장. 노인과 미성년자를 제외한 경제활동 인구 2170만명을 기준으로 보면 1인당 1.9장, 학생 주부 등을 제외한 생산 활동 종사자 1300만명을 기준으로 보면 1인당 3장이 발급됐다.

여전협회 박세동(朴世東)이사는 “96년 이후 카드수가 3600만장 수준을 유지해 이미 포화수준에 이르렀지만 업계 전체가 대학졸업생 등 신규 대상자 확보에 적극 나섰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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