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계열분리안 주내 발표"…자구책 추후 제출

  • 입력 2000년 8월 9일 18시 44분


한달이상을 끌어왔던 현대그룹의 자동차부문 계열분리 문제가 해결될 전망이다.

현대는 외환은행이 8일 공문을 보내 계열분리 및 자구안을 19일내에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 현대자동차 및 중공업 계열분리방안을 빠르면 이번 주말경 먼저 발표한 뒤 자구계획안은 추후에 제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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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관계자는 9일 “현대건설의 부채총액 5조4700억원을 연말까지 4조원으로 낮추는 계획을 주말까지 마련하기는 어렵다고 판단, 정부와 채권은행이 동의만 해주면 계열분리안을 먼저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측은 또 “계열분리안을 발표한 뒤 자구계획안은 채권은행단과 협의를 거쳐 19일경 발표하는 ‘2단계 수습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계열분리방안과 관련, 현대 관계자는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의 주식을 직접 주식시장에 내다파는 매각의 형태는 아니지만 매각에 준하는 처분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현대 내부에서는 정 전 명예회장의 현대 자동차 지분 9.1%중 6%를 채권단에 위임한 뒤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외환은행 이연수(李沿洙)부행장은 “현대가 채권단의 3개 요구사항에 대해 동시에 입장을 밝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그러나 하나만 내고 나머지 두 개항을 나중에 낸다고 무조건 거부할 수는 없으며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보유 계열사 주식을 모두 팔아도 현재의 시가로는 1조5000억원을 연내에 마련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며 이 때문에 채권은행도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유상증자 참여를 통한 사실상의 사재출연을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기·박현진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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