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경보지수 나왔다

  • 입력 2000년 7월 31일 18시 41분


외환위기 재발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외환위기 발생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조기경보지수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LG 경제연구원은 31일 외국 자본의 유출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통화가치의 고평가 정도, 통화방어능력, 금융 건전성 여부 등의 변수들을 바탕으로 ‘외환위기 조기경보지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환란의 첫 번째 변수로는 통화가치의 고평가 정도. 97년 7월 태국 바트화 폭락으로 시작된 환란도 고정환율제로 고평가되어 있던 바트화가 변동환율제로 바뀌면서 갑작스럽게 바트화 가치가 폭락(달러 대비 환율 인상)하면서 나타났다.

통화가치의 고평가 정도는 과거 3년간 평균 환율에 비해 현재 환율이 어느 수준인지와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가 어느 정도인지 등이 고려됐다.

환율상승에 따라 외국 자본의 이탈조짐이 나타나도 상당량의 외환을 보유해 통화가치의 방어능력이 있다면 자본이탈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통화방어능력도 환란의 주요 변수.

연구원은 금융의 건전성 여부도 주요 변수로 예금은행의 대출증가율이 GDP 증가율에 비해 높을 때 건전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GDP 증가율에 비해 대출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 장래 경기가 위축되면 그만큼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또 총여신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도 ‘적신호’다.연구원 이창선(李昌宣)부연구위원은 “주요 변수로 산출한 외환위기경보 지수 추이를 보면 97년 말 우리나라의 지수가 급격히 상승했으며 지난해 중반이후 다시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연구원은 올해 원화가 고평가로 돌아섰으며 외환위기로 감소했던 예금은행 대출의 경우 6월에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GDP 증가율을 훨씬 넘는 27% 수준에 이른 것 등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은행대출 중 부도율이 낮은 가계대출이 많고 다른 변수들이 큰 문제가 없어 환란 발생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연구원 측은 분석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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