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3년내 완전 지주회사체제로 전환

  • 입력 2000년 7월 4일 18시 44분


LG가 국내 대기업집단(재벌)으로서는 처음으로 2003년까지 순수지주회사(가칭 LG 홀딩스)를 설립하고 산하에 30여개 계열사를 사업자회사로 산하에 두는 등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지배주주는 지주회사의 주식만 보유하고 사업자회사에 대해서는 출자자산 지분만 관리하며 사업자회사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체제로 운영된다.

강유식(姜庾植) LG 구조조정본부장은 4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21세기형 경영체제로의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LG는 우선 2001년까지 계열사간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출자관계를 정리해 금융분야(증권 캐피털 투신운용)를 제외한 전 계열사를 화학계열과 전자계열 등 두 개의 ‘사업자 지주회사’ 산하에 둠으로써 수직계열화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두 사업자 지주회사간은 물론 사업자 회사간에도 업종과 무관하게 출자된 상호 지분을 해소하는 ‘클린화 작업’을 통해 계열사 지배를 목적으로 한 상호출자를 없애 과거 재벌의 ‘황제 경영’과 ‘선단식 경영’의 토대를 제거키로 했다.

지배주주는 1단계 지주회사 기능을 수행할 LG화학과 LG전자의 지분을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20∼25%까지 늘릴 예정이며 올해 구본무(具本茂)회장과 특수 관계인들이 이들 회사의 주식을 집중 매입한 것도 이같은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고 강사장은 밝혔다.

자기자본 5조∼6조원 규모로 설립할 순수지주회사는 부채가 전혀 없는 ‘무차입 경영’을 지향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요건인 100%에도 못 미치게 할 예정이며 자회사 지분은 공개기업 30%, 비공개기업은 50% 이상을 보유해 최대 주주지위를 유지할 예정이다.

구회장과 특수 관계인은 순수지주회사의 최대 주주이면서 각 사업자회사에 대해서는 이사회 참여 등을 통해 경영에 참여하거나 일부 자회사는 직접 대표이사나 회장을 맡을 수도 있다고 강사장은 설명했다.

LG는 장기적으로 ‘정보통신’ ‘바이오’ ‘인터넷’ 등 미래 전략산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향후 5년간 15조원 이상을 집중투입하기로 했다.

LG는 또 △비무장지대에 10억달러를 투자해 국제적 물류센터조성 △20만대 규모의 TV 합영공장 설립 △각종 건설자재 및 생활물자 생산사업 등을 통해 남북 경협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LG는 경영효율을 위해 임원 직급은 5단계에서 3단계, 직원은 9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키로 했다. 임원의 경우 상무→부사장→사장으로 개편돼 ‘상무보’와 ‘전무’ 직함은 없어진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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