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따로…또 같이"…기업들 경쟁속 공조 움직임

  • 입력 2000년 6월 16일 19시 01분


‘경쟁과 공조.’

남북정상회담으로 활성화될 기업들의 북한 진출을 앞두고 ‘북한 특수’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경쟁 못지 않게 상호 공조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재계에 확산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무역협회 등 경제단체들은 대북 투자와 관련해 기업협의체 구성에 적극 나서면서 대북 지원 활동도 단일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경련과 대한상의 등 경제 5단체는 정상회담에 앞서 9일 남북경협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한다는데 합의했으며 전경련은 15일 “민간 차원의 단일화된 공동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LG상사 이종근(李鍾根)부장은 “대형 프로젝트에는 공공자금 투입도 예상되는 만큼 정부 주도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는 해주나 남포 등에 2000만평 규모의 공단이 조성되는 경우 다른 업체의 참가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기업간 또는 경제 단체간 협력 강화 움직임은 과당 경쟁과 중복 투자를 막기 위해 자율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 북한측 대표 창구인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에 상응하는 협의 기구가 없다는 점도 대북 창구 단일화 움직임의 배경이다.

대기업들은 대규모 공단 조성과 철도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구축에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는데 반해 수익은 단기간에 내기 힘들어 원활한 자금 조달 등을 위해서는 공동의 창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8, 9월중 50여명의 중소기업인들로 구성된 대북투자조사단 방북을 추진키로 했으며 중소기업 전용 공단을 휴전선 부근 북측 지역에 조성할 것을 제의했다. 대기업에 비해 자본과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공동 진출 및 전용 공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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