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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8일 19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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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사 관계자는 제2금융권에서의 자금이탈이 ‘위험수위’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등을 사주는 제2금융권에서 돈이 빠져나가면서 기업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3월과 4월에 각각 5조1926억원과 5조8368억원이었던 투신사 자금이탈 규모가 5월엔 8조2002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른 기업의 자금난은 한은이 발표한 5월 시중자금 동향에서 CP 발행액이 마이너스 1조7522억원으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시중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CP만기연장을 해온 기업들이 금융기관 상환요구에 따라 자금을 갚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대 인수처인 투신이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제2금융권을 떠난 자금은 안전한 은행으로 몰리고 있지만 2차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은행으로서는 건전성 지표인 ‘자기자본비율(BIS)’을 높이기 위해 회사채나 CP를 살 수 없는 입장. 외환은행의 한 담당자는 “위험자산을 계산할 때 국채나 통화안정채의 위험가중치는 0%이지만 회사채나 CP의 위험가중치는 100%”라며 “회사채나 CP를 살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금융지표도 최근 기업신용도가 점차 양극화되면서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실정.
한은 관계자는 “현재 회사채 금리는 아무 의미를 갖지 않는다”며 “연중 최저치의 회사채 금리지만 실제 대부분 기업 회사채는 12∼15%에서도 거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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