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러 IMF총재 "개혁의 역동성 잃어선 안돼"

  • 입력 2000년 6월 3일 19시 14분


호르스트 쾰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3일 "한국경제는 현재 회복단계를 넘어 확장단계에 있지만 기업과 금융 구조개혁이 완수될 때까지 지금 갖고 있는 개혁의 역동성을 잃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쾰러 총재는 그러나 한국경제가 제2의 위기를 겪을 수 있는 조짐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으며 제2위기설은 너무 과장됐다고 평가했다.

쾰러 총재는 이날 전철환(全哲煥) 한국은행 총재를 면담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쾰러 총재는 "어제 예정보다 일찍 한국에 오자 제2위기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는데 이는 완전히 넌센스"라면서 "어느 경제도 위험성이나 취약성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이므로 한국민들은 위기설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쾰러 총재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약 8% 정도가 될 것"이라면서 "이 수치는 올해 2,3차례 상향조정된 것으로 97년 수준을 회복하는 단계를 지나 확장국면에 있으며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쾰러총재는 한국의 정책당국자들로부터 단기자본이나 헤지펀드 등이 국제금융시장을 위협하는 것에 대해 조치를 해 달라는 충고를 받았다면서 이들이 지난아시아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데도 의견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에 대한 고금리 처방에 관한 질문에 대해 "한국경제가 보여준 성과가 그 답"이라고 하면서도 "IMF도 배워가면서 일을 한다"고 덧붙여 고금리 정책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었음을 간접 시인했다.

쾰러 총재는 재벌개혁과 관련, "기업의 지배구조가 2~4년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면서 "정부는 대우문제를 해결하면서 시장이 재벌의 진퇴를 결정하도록 분명한 노선을 취했으며 현대의 개혁에서도 같은 정책을 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쾰러 총재는 이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경쟁력을 회복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경제를 끌어가도록 하는 비전을 갖고 있어 감명을 받았다"면서 "이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이며 사회안정을 확보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쾰러 총재는 또한 "북한이 IMF 가입 신청을 할 경우 남북관계의 진전에 도움이 되는쪽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미국경제의 경착륙은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기석<동아닷컴 기자>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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