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분가그룹' 현주소]신세계-한솔 갈수록 고전

  • 입력 2000년 5월 19일 19시 48분


삼성가에서 갈라져 나온 새한그룹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신청을 함에 따라 재벌불패(財閥不敗)의 신화가 다시 한번 깨지고 있다.

재벌에서 분가한 그룹들은 그동안 모그룹의 후광을 업고 해당 업종에서 선두를 달려 왔다. 삼성에서 분가한 한솔 새한 제일제당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진행된 강도 높은 재벌개혁으로 내부거래가 어려워지면서 재벌 분가기업 중 일부가 경쟁력을 상실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은 90년대 들어 분가에 나섰다. 91년 한솔, 95년 새한, 97년 제일제당과 신세계가 삼성에서 떨어져 나갔다. 지난해 말 자산기준 재계 순위에서 한솔그룹은 11위, 제일제당 23위, 새한 27위, 신세계 29위 등 삼성 위성그룹들이 모두 재계 순위 30위안에 포진해 외형만으로는 명가의 전통을 이어왔다.

하지만 신세계 한솔 등은 갈수록 해당 업종의 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는 추세.

고 이병철 회장의 5녀인 명희씨 몫인 신세계는 작년 시장점유율에서 6개 대형백화점 중 롯데(35.4%) 현대(23.2%)에 이어 3위(23.9%)로 밀려났다. 백화점 업계 선두주자인 롯데에는 밀렸지만 2위 싸움에서 밀려난 적은 처음. 신세계가 삼성에서 계열 분리된 97년 이후 2년만의 일이다.

삼성가에서 가장 먼저 분리된 한솔 역시 요즘 ‘주춤한’ 상태. 고 이병철 회장의 장녀인 인희씨 몫으로 인희씨의 차남 조동만 한솔PCS 부회장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한솔은 한솔제지(옛 전주제지)의 신문용지 부문에 노르웨이와 캐나다로부터 1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면서 PCS 사업까지 진출했으나 성적은 하위권이다.

이건희 회장의 조카이자 삼성가의 장손인 재현씨가 부회장으로 있는 제일제당은 95년 5월 그룹에서 분리됐다. 18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전체적으로는 부채비율이 124%에 달하는 가운데 주력인 제일제당도 110%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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