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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4월 11일 1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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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관련 기업들은 지난해 실적이 크게 호전된데 이어 올해도 IMT-2000 서비스를 계기로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수익모델을 갖추지 못한 인터넷 서비스업체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고 올해도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전문가들은 이제 인터넷기업에 대한 투자포인트를 바꿔야 할 시점이 왔다고 충고한다.
▽통신장비업체의 약진〓무선호출 서비스(일명 삐삐) 가입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한통프리텔 등 PCS사업자의 단말기 보조금이 증가하면서 통신서비스업체의 지난해 경상이익은 173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IMF(국제통화기금)를 맞아 위축됐던 통신사업자들의 투자가 살아나면서 장비업체는 엄청난 이익을 향유했다. 31개 장비업체의 99년 매출액은 1조4877억원으로 101%, 경상이익은 1327억원으로 230%나 증가했다.
올해도 IMT-2000서비스 데이터통신 무선인터넷 관련 투자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보여 장비업체의 실적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 서비스업체중 무선호출사업자는 올해도 힘들겠지만 PCS사업자는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인터넷 서비스업체, 무늬만 흑자〓다음 새롬기술 인터파크 골드뱅크 메디다스 등 대표적인 5개 인터넷 서비스업체의 지난해 매출액은 155%나 증가하고 세후순이익도 202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98년 24억원 흑자에서 99년에는 21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유일하게 새롬기술이 1억5700만원 흑자를 냈지만 98년 19억3400만원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것.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이들은 고유사업부문에서 적자를 냈지만 증시활황으로 유가증권평가익과 주식발행초과금의 이자수입 등 영업외수지가 크게 개선돼 경상이익이 흑자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인터넷 소프트웨어 업체는 부가서비스 및 콘텐츠 다양화에 힘입어 지난해 322억원 세후순이익을 냈으며 올해도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전망.
▽B2C 업체 및 수익모델없는 기업 도태〓최근들어 인터넷기업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평가기준도 ‘꿈을 쫓는 성장성’에서 ‘수익모델’로 바뀌고 있다. 아무리 회원수가 많고 커뮤니티가 잘 형성돼 있다하더라도 수익을 내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
대신경제연구소 강록희 연구원은 “인터넷서비스업체의 B2C(기업 대 소비자) 모델은 진입장벽이 낮은데다 거래규모도 작고 마케팅비용이 많이 들어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수익모델이 없는 인터넷기업은 결국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B2B(기업 대 기업) 업체와 유선인터넷의 다양한 콘텐츠와 이동통신을 결합한 무선인터넷 사업자가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며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