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 첫날 이모저모] 하루 500배폭등 발생

  • 입력 2000년 3월 30일 00시 18분


29일 첫 거래가 시작된 제3시장(호가중개시스템)은 투기적 성향이 강한 투자자들이 매매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증권거래소나 코스닥시장과는 달리 상하 가격제한폭이 없어 장중 등락이 무제한이기 때문.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작전세력이 첫날부터 장을 휘저었다는 의구심도 나타냈다.

○…한국웹티브이의 경우 개장 직후 한 매도자가 보유주식 200주를 주당 200원에 내놓자 매수자가 이를 즉시 받아가는 현상이 발생. 코스닥증권시장측은 매도자가 사이버거래를 하면서 가격란에 매도물량을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발생한 해프닝으로 해석. 코리아밸류에셋 관계자는 “한국웹티브이는 주식 투자의 묘미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제3시장은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하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투기적 거래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요소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첫날 제3시장을 지켜본 증권전문가들은 2000∼5000주 정도가 거래된 네트컴과 고려정보통신 코리아2000이 정상인지, 26만주 이상이 손바뀜된 한국웹티브이가 정상적으로 매매된 것인지 “헷갈린다”는 반응.

증권업협회는 한국웹티브이가 대량 매매되자 “사채업자 등 작전세력들이 주가를 고의로 끌어올리려는 게 아니냐”며 한때 긴장. 협회측은 앞으로 지정 종목들의 주가 움직임을 주시해 작전세력이 제3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방침.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거래 첫날 상황만으로 제3시장의 조기 정착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데 의견이 일치. 대우증권 관계자는 “20개 이상의 종목이 지정돼 한 달정도 거래돼야 제3시장의 판세를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

한 증권전문가는 “하루에 주가가 500배로 폭등하는 경우는 국내 증시에서 처음 보는 현상이었다”며 “제3시장이 안정되면 일관된 체계가 없이 산재해 있는 장외시장을 곧 통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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