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왕자의 난'2R]MH측 "MK측 문서는 가짜"

  • 입력 2000년 3월 26일 19시 57분


27일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인 몽헌 회장측은 ‘장강(長江)의 물길은 되돌릴 수 없다’는 입장.

몽헌 회장측은 26일 몽구 회장측이 발표한 문서 자체의 진위에 대해 의심을 표하고 있다. 명예회장의 사인이 진짜인지 여부는 뭐라 말할 수 없지만 공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은 확실하다는 것. 이에 따라 27일로 예정된 기자회견을 그대로 강행해 몽헌 회장의 등극을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연락을 받고 사무실로 급히 출근한 그룹 PR본부 관계자는 “공문을 현대경영전략팀에서 작성해 발신한 것으로 되어있는데 사실이 아닌 것 같다”면서 “문서에 명예회장의 사인만 있을 뿐 발신측인 경영전략팀은 물론 구조조정본부장이나 경영자문위원회쪽의 서명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몽헌 회장측은 토요일인 25일밤 ‘정몽헌 회장을 그룹회장으로 발표한 24일 인사를 다시 되돌린다’는 내용의 괴문서가 나돌고 있다는 소문을 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26일 새벽 6시 몽헌 회장을 필두로 김윤규(金潤圭)현대건설사장, 김재수(金在洙)구조조정본부장 등 몽헌 회장측 핵심인사들이 가회동으로 명예회장을 찾아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는 것.

몽헌 회장측 인사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정주영 명예회장은 “(인사를 되돌리는 쪽으로) 사인한 적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면서 24일 인사를 재확인하는 내용으로 모종의 문서를 작성했다는 것. 그룹 PR사업본부측은 이 문서를 갖고 있으며 공개 여부를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26일 오전 10시반 정명예회장의 점심식사에 정몽구 회장과 김윤규 사장이 배석했지만 발표된 문서에 사인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황재성·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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