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차 매각 새 걸림돌… 우발채무 2900억원대 돌출

  • 입력 2000년 3월 19일 19시 59분


삼성자동차가 2900억원대의 우발채무(과거 계약 또는 거래의 결과로서 장래 발생할지도 모를 채무)를 안고 있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삼성차 채권단과 프랑스 르노간의 삼성차 매각협상이 난관에 부닥쳤다.

삼성차는 98년 6월 삼성물산 소유의 정비공장 10여곳과 판매 대리점을 인수하면서 계약금 60억원 외에 원금과 이자 등 2912억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삼성차는 당초 2912억원을 1년 거치 2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어음을 발행했으나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지급할 수 없게 된 것. 삼성물산은 최근 삼성차 법정관리 전담재판부인 부산지법 파산부에 정리채권을 신고, 당초 계약에 따라 대금을 지급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해당 시설이 매각협상 대상에 포함되는 지 여부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등기상 소유권이 아직 삼성물산에 있는 이 시설을 르노가 가져가려면 삼성물산과 별도의 협상을 하든지 돈을 더 주고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르노측은 “삼성차가 영업상 사용하던 시설을 빼고 협상을 벌이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입장.

양측은 지난주 서울협상에 이어 25일경 프랑스 파리에서 2차 본협상을 가질 계획인데 르노와의 우선협상 기간이 이달말로 끝나기 때문에 2차 협상이 결렬될 경우 삼성차 매각 작업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홍석민·신치영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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