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원장보는 15일 이 서한과 관련해 “환경이 급변하는데 금융기관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노파심에서 순수하게 사견을 적어 보낸 것”이라며 “이 서한의 파장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냥 있으면 금융기관의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판단해서 보냈다”고 해명했다.
문제의 서한에서 김부원장보는 “앞으로 5년 뒤 국내 금융기관중 몇 개나 살아남을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상당수 국내 은행의 경영진은 비전을 갖고 전략적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생색내기 쉬운 단기전략과 저부가가치의 일상적 일에 매달리는 재래식의 경영관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서한에 대해 금융계에선 “은행의 합병설이 시중에서 끊이지 않는 민감한 시기에 이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기관 입장에서 금감원 부원장보 명의로 전달된 서신을 누가 사견으로 받아들이겠느냐”며 “이미 추진중인 시책 등이 서한에 들어있는 것으로 보아 금융감독당국이 시장에 군림하려는 의식이 여전히 배어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