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債 환매자금, 은행 단기예금으로 이동

  • 입력 2000년 2월 13일 19시 34분


2일 대우채권 95% 환매가 시작된 이후 투신권에서 이탈한 돈의 대부분이 은행 단기예금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들어 8일까지 은행권에는 총 6조2000억원의 예금이 새로 유입됐으며 종류별로는 요구불예금이 1조1000억원 빠진 반면 저축성예금은 7조3000억원 늘었다. 은행의 저축성예금은 8일 현재 293조6000억원에 달해 대우채권 환매를 계기로 이달 중 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투신의 공사채형 수익증권 잔고는 장기형에서 7조원, 단기형에서 1조7000억원 등 총 8조7000억원이 감소했다.

다만 투신의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와 단기공사채형 수익증권 가운데 초단기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 잔고는 각각 1조1000억원, 1조2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대우채 환매자금이 주식형 또는 MMF 등 투신권 내 다른 상품으로 일부 옮겨갔고 나머지는 은행권 예금으로 흡수된 결과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이달들어 MMDA(수시입출식예금)나 1년 미만의 정기예금 가입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는데, 은행으로 옮긴 투신권 환매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단기예금에 일시 예치되 등 부동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또 종금사의 수신도 이달들어 8일까지 1900억원이 늘어나 나라종금 영업정지 이후 초래된 예금인출 우려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은 관계자는 “대우채 환매가 투신권의 유동성 위기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가운데 환매자금의 일부가 은행권으로 이동, 당분간 은행권에 단기예금 중심으로 예금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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