信金 뭉쳐 은행 만든다…한솔금고등 인수합병 붐

  • 입력 2000년 1월 20일 19시 37분


금융환경이 크게 바뀌면서 상호신용금고들이 인수 합병으로 몸집을 불린 뒤 은행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내년부터 예금자보호법이 개정돼 1인당 2000만원 한도 내에서만 예금보장이 됨에 따라 벌써부터 금고권의 자금이 우량 금융기관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금융업종별 벽이 허물어지면서 앞으로 생존 자체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하기 때문.

▽합병만이 살길〓금융업을 새로운 주력업종으로 선정한 한솔그룹은 최근 계열 금융사인 한솔금고(자산기준 8위)를 통해 업계 1위인 국민은행 계열의 부국금고를 인수해 다음달 자산 1조5000억원대의 초대형 금고를 탄생시킬 예정.

한솔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병의 궁극적인 목적은 2∼3년내에 은행업에 진출하겠다는 것”이라며 “예금 수신 및 대출 등 취급업무가 은행과 비슷해 자산규모를 늘리고 자산건전성만 유지되면 은행업 전업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충청지역의 청주금고 서울금고 진천상창금고 등 3개 상호신용금고도 최근 금융감독원에 합병인가신청을 냈다. 이번 합병으로 탄생하는 금고의 자산규모는 4000억원으로 이들 금고는 또 다른 금고와 합병해 자산규모를 계속 불려나갈 것이라고 금감원은 내다봤다.

부산지역의 대형 금고들도 최근 합병을 활발히 추진중이며 업계 10위권에 들면서 자산규모가 1조원이 넘는 동아금고 제일금고도 한솔금고처럼 타 금고의 인수합병을 통해 궁극적으로 지역은행으로의 변신을 도모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

▽정부도 긍정적 입장〓금고는 현재 은행처럼 예수신업무를 할 수 있지만 당좌계좌개설을 통한 자기앞수표 발행이나 외환 및 카드업무 등은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으며 허가지역 이외에서는 영업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은행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은행업 인가를 받아야하며 이에 대해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는 금고가 대형화되는 여건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전업에 앞서 금고가 대형화하면 겸영인가를 받아 신탁상품 등 취급 업무를 다양화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솔금고 관계자는 “정부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구두상으로는 지속적으로 대형화를 통한 은행으로의 전업을 유도하고 있다”며 “조만간 정부의 방침이 정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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