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솔루션 임용재 사장 "해외시장 개척 준비중"

  • 입력 2000년 1월 10일 19시 57분


임용재(任瑢宰) 미디어솔루션 사장은 2∼3년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벤처기업 하기가 너무 힘들다”며 “차라리 외국에 나가는 게 낫겠다”고 푸념하곤 했다.

엔지니어출신 창업자로 기술력은 있었지만 회사가 작다는 이유로 서러움을 많이 겪었기 때문.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해줄 때는 외국으로 떠나고 싶은 유혹도 많이 느꼈다.

지난해 국내에 벤처기업 열풍이 불면서 임사장의 얼굴엔 웃음이 돌아왔다. 최근 코스닥시장이 폭락장세를 보이지만 미소를 잃지 않고 있다. 미디어솔루션은 6∼7일 코스닥 공모주 청약을 실시하면서 1만1000원(액면가 500원)의 공모가에 1167 대 1이라는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디어솔루션은 멀티미디어 무인안내시스템인 키오스크 관련 기술로 주목받는 회사. 키오스크는 화면에 손가락을 대서 조작하는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작동한다. 컴퓨터에 능숙하지 못한 사람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

임사장은 ‘미디어맥스’라는 키오스크 저작도구를 개발, 공공장소에서 인터넷 접속은 물론 공공기관의 데이터베이스를 연결해 각종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게 했다. 또 전자상거래를 통해 각종 티켓과 쿠폰, CD 등을 판매하는 자판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활용범위를 넓혔다.

임사장은 95년 단돈 500만원으로 창업했다. 그러나 “사업을 수주하려 해도 로비력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아 좌절감을 느껴야 했다”고 털어놓는다.

단독으로 수주할 수 있는 사업에 대기업이 선정된 뒤 다시 대기업의 하청을 받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았다. 대기업이 3억원에 수주한 사업을 넘겨받아 5000만원에 개발한 경우도 있었다. 대기업은 앉아서 2억5000만원을 챙긴 셈.

미디어솔루션의 직원 18명은 대부분 연구개발 인력이다. 코스닥 등록에 맞춰 마케팅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 올해 매출목표는 155억원.

임사장은 “코스닥 등록으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준비작업일 뿐”이라는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김홍중기자> 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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