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 한도폐지이후 4조3천억원어치 순매수

  • 입력 1999년 5월 24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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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은 작년 5월 외국인 투자한도가 폐지된 이후 1년 동안 약 4조3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5월 투자한도 폐지 이후 5월21일까지 외국인들의 순매수 금액은 4조2천9백59억원이며 이는 4월말 현재 국내 상장주식 시가총액의 19.3%(40조4천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이 기간 중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3조2백59억원, 개인투자자는 5천4백2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해 상반된 투자패턴을 보였다.

외국인들은 작년 6월과 8월 각각 3천3백89억원, 6백7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달 순매수 기조를 유지, 국내 투자가들을 제치고 ‘사자’ 분위기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이 지난 1년 동안 순매수한 종목들은 △삼성전자 8천4백71억원 △한전 6천6백7억원 △한국통신 6천2백83억원 △주택은행 4천5백58억원 △국민은행 3천6백33억원 등으로 ‘핵심 우량주’인 게 특징.

외국인들의 순매수 8위 종목인 삼성증권의 경우 작년 5월25일 이후 지난 21일까지 1년 동안 주가가 928% 가량 급등했다. 또 주택은행이 529%, 대우증권이 329% 상승하는 등 외국인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267%에 달했다.

같은 기간 동안 상장주식 전체의 주가상승률이 평균 189%인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들이 업종대표주 등 시장 주도주 중심으로 투자함으로써 초과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증권거래소측은 분석했다.

한편 외국인들이 한도 폐지 후 집중적으로 매도한 주식은 △현대전자 2천2백29억원 △한국타이어 1천5백2억원 △대우중공업 1천2백29억원 △삼성중공업 8백23억원 등.

증권거래소는 “현대전자 한국타이어 대우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은 개인들이 지난 1년 동안 집중적으로 사들인 주식”이라며 “외국인들이 장세를 주도하고 개인들은 외국인을 뒤따르는 ‘뒷북치기식’ 매매패턴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전문가는 “외국인들은 내재가치가 높은 업종대표주에 승부수를 던진 반면 개인들은 재료가 노출된 개별종목을 단기매매해 큰 이익을 보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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