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自 넘길때 2兆이상 얹어줘야』…실사결과 발표

  • 입력 1999년 5월 3일 20시 03분


삼성자동차의 자산가치는 1조원을 훨씬 넘지만 부채가 4조원을 넘기 때문에 삼성이 대우에 차액을 줘야 한다는 실사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삼성과 대우는 자산가치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이달 초로 예정된 주식양수도 계약체결에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재계관계자는 3일 “실사를 맡았던 세동경영회계법인측이 부산 삼성자동차 공장의 자산가치가 1조원이 훨씬 넘는다는 잠정 평가결과를 최근 양그룹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세동측은 양 그룹이 평가방식으로 합의한 현금흐름할인방식(DCF)에 설비가치를 일부 반영하는 절충방법을 통해 이같은 자산가치를 산정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세동은 이와 함께 ‘최소한 4조원에 이르는 삼성자동차 부채에서 이같은 자산가치를 뺀 금액을 삼성이 대우에 줘야 한다’고 전제, 이건희(李健熙)회장이 사재를 5천억원 출연하고 나머지를 계열사가 분담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우측은 “삼성차 공장을 계속 가동함에 따라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확실한 데도 자산가치가 1조원을 훨씬 넘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실사결과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으며 삼성측은 공식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이회장의 사재출연이 명분이 없고 계열사 자금지원이 내부거래 의혹을 살 우려가 커 대우측이 발행하는 전환사채(CB) 등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양수도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 그룹은 3월21일 삼성자동차의 △연간 생산물량(3만대) △삼성측 판매책임 물량(1만5천대) △대우의 부품발주물량(2년간 5만대) 등에 합의,‘삼성차 잠정인수를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으나 주식양수도 가격 등 핵심 쟁점은 이달 6일로 시한을 미뤄놓았다.

세동측이 평가결과를 고수하고 양측이 평가결과를 6일까지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초 합의대로 딜로이트투시토마츠(DTT)에 삼성자동차 정밀실사를 맡기게 되며 이 경우 주식양수도 계약체결은 2개월뒤로 미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자동차 빅딜의 조속타결을 바라는 정부 입장을 감안, 양 그룹이 세동측 평가결과를 약간 수정하는 선에서 전격적으로 수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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