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광고전략 변화]다시 부활하는「그룹이미지」

  • 입력 1999년 3월 1일 20시 27분


《기업들이 상반된 전략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경제위기 이후 사라진 그룹광고를 올들어 재개한 것은 위축된 위상을 쇄신하고 그룹이름이 들어간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자는 것. 반면 브랜드 매니지먼트(BM)는 기존의 기업 이미지 대신 새로운 느낌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하겠다는 작전이다.》

IMF사태 이후 자취를 감췄던 재벌그룹의 이미지광고가 잇따라 다시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불황과 ‘재벌해체론’ 등 악재가 겹쳐 이미지광고를 자제했지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기업구조조정이 마무리단계로 접어들면서 그룹 이미지 제고의 필요성을 느낀 탓.

삼성이 가장 먼저 그룹 이미지광고의 불을 댕겼고 이어 LG SK 등이 1일부터 여기에 가세했다.

삼성은 지난달부터 ‘밀레니엄 프론티어’란 그룹광고(광고대행 제일기획)를 내보내면서 미래지향의 이미지를 선점했다.

이집트의 사막에서 모래바람을 뚫고 도전하는 연구원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사랑해요 LG’가 막을 내린 뒤 인쇄광고만 내보내던 LG그룹은 1일 ‘밀레니엄드림’을 주제로 TV광고(광고대행 LG애드)를 시작했다.

‘밀레니엄맨’이라는 가상의 주인공을 통해 다양한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초현실적 광고. 극도의 보안 속에 꼬박 50여일 동안 애니메이션 작업을 진행했다.

SK그룹도 1일 60년대 유행곡 ‘아빠의 청춘’이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그룹광고(광고대행 제일기획)를 시작했다. 다른 그룹들이 21세기 지향의 광고에 주력하는 반면 SK는 월급봉투를 건네주는 가장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부각, 차별화를 시도했다.

SK측은 “‘고객의 돈을 귀하게 여기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

이밖에 현대나 대우 역시 21세기를 앞두고 새로운 기업이미지를 내세울 필요를 느끼고 있으나 구체적인 전략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 현대는 금강산관광사업 이후 케이블TV 등을 통해서만 그룹광고를 내보내고 있으며 대우는 당분간 계열사 위주로 광고를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