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70억이상 기업 「주채권은행제」적용

입력 1999-01-24 20:10수정 2009-09-2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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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외부감사법 적용을 받는 총자산 70억원 이상 기업들에도 키뱅크제(주채권은행제)가 도입된다.

2∼3년내에 일정규모 이상의 은행돈을 빌려쓴 개인과 소규모기업도 키뱅크제가 적용돼 키뱅크의 신용관리를 받게 되며 키뱅크의 승인없이는 은행돈을 사실상 빌려쓰지 못하게 된다.

금융감독위원회는 22일 기업과 개인에 대한 은행여신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키뱅크제를 단계적으로 확대실시하도록 은행에 권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도입된 키뱅크제는 현재 은행여신 2천5백억원 이상인 그룹의 계열기업에만 적용되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키뱅크제의 적용여부는 해당 은행이 자율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할 사항”이라며 “다만 은행연합회 규약으로 외감법 적용을 받는 기업과 여신이 일정액 이상인 기업 및 개인에 대해 키뱅크를 적용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키뱅크는 기업의 재무구조 등 기업정보를 종합관리하면서 경영컨설팅도 제공하며 기업의 대출총액한도를 책정하게 된다.

키뱅크제도의 확대시행은 경제구조를 은행중심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키뱅크의 승인없이 여러 은행과 독자적으로 거래하기 어려워지는 등 자금조달과 운용에서 키뱅크의 엄격한 감독을 받게 된다.

키뱅크는 재벌총수들의 전횡을 통제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한보철강처럼 총수의 무분별한 과잉투자를 키뱅크가 승인할 리 없기 때문이다.

금감위는 키뱅크제도를 통해 기업여신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X사가 키뱅크인 A은행 외에 B, C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A은행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B, C은행은 X기업에 대출하기 전에 A은행으로부터 X사의 경영정보를 제공받아 여신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A, B, C은행이 모두 제각각 X사에 대한 대출심사를 해왔으나 키뱅크제 하에선 키뱅크가 X사의 경영정보를 전담하면서 신용을 정확히 판단하게 되므로 대출심사과정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것.

기업입장에서는 키뱅크에 평소 경영자료를 충실히 제출해 키뱅크의 신용을 얻으면 다른 은행과의 거래도 손쉽게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일시적 자금난으로 경영난에 빠졌을 경우 키뱅크로부터 효율적인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며 부실기업의 퇴출 등 구조조정도 원활해진다. 지금까지는 여러개의 채권은행간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지원시기를 놓쳐 기업회생의 기회를 잃는 경우도 많았다.

개인의 경우 키뱅크로부터 우수고객으로 인정되면 대출금리인하 개인수표발행 등 각종 혜택을 받게 되며 불량고객으로 판정되면 키뱅크는 물론 다른 은행으로부터도 돈빌리기가 어려워진다.

키뱅크제가 정착되려면 은행들의 여신관리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돼야 하며 정부가 이를 통해서 사기업을 통제하지 못하도록 은행경영의 자율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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