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구조조정 추진 합의문(전문)]

  • 입력 1998년 12월 7일 19시 22분


(1)1년전 사상초유의 경제위기에 직면하였던 우리나라는 그동안 외환위기를 극복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경제위기를 초래한 근본요인을 치유하기 위하여 금융 기업 노동시장 공공부문 등 4대개혁을 꾸준히 추진해 왔으며 규제철폐와 외국인투자 자유화조치를 병행하였다.

금융구조조정작업이 신속하고 강도있게 추진되어 금융시장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노사정 합의체제에 의한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와 사회안전망의 확충으로 협력적 노사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공기업의 민영화와 경영혁신 등 공공부문 개혁도 실행계획이 완성되어 착실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2)기업구조조정 과제 역시 98년 1월 13일 당시 대통령당선자와 5대그룹 대표간에 맺어진 대기업 구조개혁 5대원칙 합의를 바탕으로 그 실천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있어 왔다.

그동안 정부는 기업경영의 투명성제고, 상호채무보증의 해소, 지배주주 및 경영진의 책임강화 등과 관련한 법제화조치를 완료하였고 기업의 구조조정 노력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하여 세제상 제약요인을 대폭 해소하였으며 외국인투자 촉진법의 제정, 외국인에 대한 M&A 전면허용, 퇴출관련법제의 정비 등 기업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적 여건을 거의 갖추게 되었다.

(3)이러한 여건을 바탕으로 기업들의 구조조정노력이 촉진됨으로써 많은 기업들의 매각 퇴출되거나 새로운 회사로 다시 태어났고 그 과정에서 경영진이 개편되고 실직자가 발생하는 등 경제주체들이 많은 고통을 겪었다. 5대그룹도 그동안 스스로의 구조조정을 위해 적지않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중복 과잉설비의 해소와 핵심분야에의 역량집중을 위하여 7개업종에 걸친 자율적인 사업구조조정방안을 도출하였고 그룹별로는 한계기업의 정리, 비주력 사업부문의 매각등 자구노력과 외자 유치 노력이 경주되어 왔다.

(4)그러나 현 단계에서 우리경제는 한층 더 실질적이고 신속한 5대그룹의 구조조정을 필요로 하고 있다. 과거와 얼마나 달라졌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과 국제경제사회가 인정할 만큼 실질적으로 달라지고 있는가가 중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2만여개의 중소기업이 부도처리되고 6∼30대그룹의 절반가량이 사실상 해체된 데 비하면 5대그룹의 자율적 구조조정 성과는 미흡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사업역량을 핵심 분야에 집중하여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은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 만큼 가시화되지 못하였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전체 차입금의 30%이상를 점하고 있는 5대그룹의 차입규모는 줄지 않고 있으며 이처럼 과다한 차입규모는 향후 금융부실화의 잠재요인으로 인식되어 국가신용등급을 계속 ‘투자부적격’상태에 머무르게 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다한 부채구조때문에 5대그룹의 외국인 투자유치실적은 부진하며 자율적으로 마련한 사업구조조정안도 실효성있는 실천계획으로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5)지난 30여년간의 고도성장 과정에서 5대그룹이 성장과 수출, 고용의 창출 및 산업구조고도화에 기여한 공은 지대하지만 오늘의 무한경쟁 체제에서 5대그룹이 더이상 과거와 같은 사업 재무구조와 경영방식을 유지하면서 우리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가 어렵게 된 상황이다.

이제 5대그룹은 대기업 구조개혁 5대원칙을 차질없이 실천함으로써 과거처럼 선단식경영과 계열사간 내부지원을 통한 외형성장을 추구하기보다는 각 계열기업이 독립된 경영체제를 갖추면서 경쟁력의 상승효과를 추구해 나가는 투명한 협력구조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러한 5대그룹의 실질적 구조조정이야말로 외환위기에서 비롯된 경제난국을 조속히 극복하는 관건이다.

5대그룹의 신속한 구조조정이 있어야 그동안 금융 등 각 분야에서 추진해온 구조개혁작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고 기업 스스로도 진정한 경쟁력의 바탕위에서 활력있게 재도약하는 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재계와 정부와 채권은행은 이와 같은 상황인식에 서로가 충분히 공감하고 이를 토대로 오늘 그동안의 구조조정관련 논의를 총정리함으로써 보다 신속하고 실효성 있게 5대그룹의 구조조정을 완결하기 위하여 다음 사항을 실천하기로 합의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