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주력업종 3∼5개로 재편…청와대회동서 발표

  • 입력 1998년 12월 7일 06시 55분


정부 재계 및 채권은행들은 5대그룹의 계열사를 2000년까지 40∼70% 줄여 각각 3∼5개 주력업종에 15∼25개사로 줄이기로 했다.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은 6일 삼성 현대 대우 LG SK 등 5대그룹 총수 및 구조조정본부장과 만나 정부측 구조조정 합의안의 세부사항을 놓고 막판 조율을 벌인 끝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벌개혁안에 합의했다.

이들은 또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및 LG반도체와 현대전자간 반도체분야 경영주체 선정기준 등에 대해서도 해당그룹과 채권단의 의견을 절충해 향후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앞서 5일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 이위원장 및 관계장관들이 만나 5대그룹을 각각 3∼5개 주력업종 중심의 소그룹체제로 개편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정부안을 마련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고했다.

3자간 협의에서 이날 막판 합의가 이루어짐에 따라 7일 김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정재계간담회를 갖고 합의문을 발표한다.

5대그룹 가운데 △현대는 자동차 건설 중공업 전자 금융 △삼성은 전자 금융 서비스―유통 △대우는 자동차 중공업 무역 금융 △LG는 화학 전자 정보통신 금융 무역―건설―물류 △SK는 정보통신 에너지 무역―건설―물류 등을 주력업종으로 사실상 확정했다. 정부는 5대그룹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대상 기업은 주력기업 중에서 15일까지 재선정하도록 했다.

또 재무구조개선약정에 5대그룹 총수의 사재출연 계획을 포함시키도록 했는데 청와대 관계자는 “사재출연은 해당 그룹의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해 강제사항은 아님을 시사했다.

그러나 현대 삼성에 이어 대우도 국민정서를 고려해 비슷한 규모의 사재출연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부문의 통합협상과 관련해 정부와 재계는 이미 24일까지 경영주체를 결정하고 연말까지 자구계획을 제출한다는 데 합의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이날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 등 빅딜대상업체가 미리 공개되는 바람에 근로자와 거래선의 동요가 심하다”며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처리방안이 공개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재계는 또 석유화학 철도차량 항공기 등 채권단이 선(先)외자유치를 요구한 빅딜업종에 대해서도 외국업체의 투자의향서 등을 토대로 금융권이 먼저 출자전환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으며 채권단에서도 이 방안에 대체로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정재계 간담회에서는 구조조정의 큰 틀과 함께 실행이 가능한 세부 실천사항까지 모두 점검해 최종적인 기업구조조정안을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상철·박현진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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