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경제수석-정운찬교수 경제문제놓고 설전

  • 입력 1998년 11월 25일 07시 35분


정부와 학계의 대표적 이코노미스트인 강봉균(康奉均)청와대경제수석과 정운찬(鄭雲燦)서울대교수가 경기전망과 정부의 시장개입 문제 등을 놓고 한바탕 공방을 벌였다.

24일 서울 삼성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나라발전연구회 주최 ‘IMF 1년의 점검과 대응전략’포럼에서 강수석은 “한국의 구조조정 작업이 국제사회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경제지표가 올 4·4분기를 기점으로 좋아지기 시작해 내년 경제성장률은 2∼3%로 회복되고 2000년에는 4∼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밋빛 전망이 담긴 강수석의 주제발표에 대해 정교수는 “강수석이 보는 현실과 실제 현실은 상당한 거리가 있다”면서 “현실은 그리 밝지 않은데 정부는 왜 자꾸 낙관적으로 보려고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재벌개혁에 있어서 정부의 역할을 놓고도 두 사람은 입장이 엇갈렸다.

강수석은 “재벌개혁에 직접 간섭하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원칙이다. 단 채권자인 은행을 통해 간접적으로 감독할 필요는 있다”고 ‘우회 개입론’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교수는 “정부는 더 과감해져라”고 몰아세웠다. 그는 “시장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을 때는 정부가 나서 시장을 먼저 형성해야 한다”면서 “설익은 ‘신자유주의’는 버려라”고 말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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