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對北사업 독점, 특혜시비-투자위험 우려

입력 1998-11-02 19:12수정 2009-09-2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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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대북사업은 정몽헌(鄭夢憲)회장이 2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밝힌대로 수익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하는 사안이 대부분.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사업중에도 ‘특혜시비’를 낳거나 현대 단독으로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들이 적지 않다.

▼ 인력송출이 가장 실현성 높아 ▼

9가지 대상 사업중 금강산 관광 외에 가장 실현가능성이 높은 사업은 △제삼국 북인력 수출 △금강산 광천수사업 △카라디오 조립사업 △평양 실내체육관 건립 등.

북한의 노임은 중국보다도 저렴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북한 인력 수용의사를 밝힌 국가가 많지 않아 투르크멘(가스전) 리비아(유화플랜트) 등이 우선 검토대상이 될 전망.

자동차용 라디오 조립은 설비규모가 작고 노동집약적 사업이어서 실무합의만 끝나면 즉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게 현대측의 설명이다.

북한이 요청한 평양 근교 10만㎾급 화력발전소 건설도 현대중공업이 제조한 발전설비를 북에 이전할 수 있어 기술적 문제는 없다고 현대는 설명한다. 다만 북한이 지불능력이 없는 만큼 어떤 현물(現物)로 갚을 수 있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 공단조성과 유전개발은 위험 커 ▼

현대측이 내심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정부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있는 서해안 공단조성. 인력 전력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이 취약해 2천만평 정도의 공단을 조성하는데 수천억원이 필요하다.

경비조달 및 운영권 정리 등의 문제도 난제지만 북측이 ‘나진선봉 이외 지역에 사실상의 경제특구를 지정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공단조성이 어렵다면 국내 중기의 대규모 북한진출은 사실상 어렵다.

국내 정유전문가들은 또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 일가가 유전개발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큰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정명예회장이 수차례 유전개발 의사를 피력한 것 자체가 후일 현대의 대북사업에 큰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 대북사업 독점 부작용 우려 ▼

금강산 관광과 함께 실현가능성이 큰 사업으로 지목된 금강산 광천수개발은 수년전부터 ㈜태창이 설비투자와 연결철로(온정리∼원산)를 놓는 등 공을 들인 사업. 이미 공장건물이 완공됐고 지난주엔 1차분 생산설비가 북송됐다.

태창 관계자는 “물사업은 중기업종이기 때문에 자신하고 있었는데 북측이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사업이 지지부진하다’며 현대측에 넘기고 싶어하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진상을 알아봐야겠다”는 입장.

중소기업의 대북사업은 한층 위축되는 인상. 박상희(朴相熙)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을 비롯한 중소기업 단체 대표들은 올 1월 중기협 실무임원들의 답사 이후 아직까지도 북측의 승인을 얻지못해 방북하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들어 대자본을 가진 재벌 중심의 남북경협을 추진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아쉬워했다.

〈박래정·이명재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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