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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0월 14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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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4개 응찰업체 중에서는 예상을 깨고 대우자동차가 가장 적은 부채탕감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3차 입찰의 낙찰자 향방에 새 변수로 등장했다.
이에 따라 내심 5조원 가량의 탕감을 계획했던 정부와 채권단은 13일 오후 강봉균(康奉均)청와대 경제수석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유찰방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 대우가 가장 적게 썼다 ▼
현대 대우 삼성 등 국내 3사의 응찰 실무 관계자들은 일제히 “대우가 이번 입찰에서 부채탕감 금액을 가장 적게 제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대우가 7조원선을 약간 상회하고 삼성 현대는 7조5천억원선, 포드는 8조원선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부채탕감 금액이 가장 적은 업체와 그 다음 업체간의 탕감 요구금액 차이가 7천억원이 되지 않는다”며 “이에 따라 앤더슨컨설팅과 파리국립은행(BNP)이 13일 채점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입찰에서는 부채탕감을 가장 적게 제시한 업체와 그 다음 업체간의 금액 차이가 7천억원을 넘으면 응찰가 국민경제 기여도 등 나머지 조건을 무시한채 부채 탕감을 가장 적게 제시한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키로 했으나 금액차이가 적어 채점작업을 거쳐봐야 낙찰자 윤곽이 들어날 것으로 보인다.
▼ 유찰 가능성은 희박하다 ▼
정부와 채권단은 3차 입찰마저 유찰되면 채권단이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물론 국가신인도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 유찰방지에 안간힘이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3차 입찰이 유찰되면 추가 입찰은 어렵고 그렇게 되면 기아 아시아자동차의 청산절차를 밟을수 밖에 없어 채권단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낙찰자를 선정하겠다”는 입장.
현재 기아 아시아에 9조원의 채권이 물려 있는 채권단은 7조원가량을 탕감해줄 경우 도산 사태를 맞게 될지도 모를 상황. 따라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는 한 부채탕감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삼성태도가 애매해졌다 ▼
삼성 관계자들은 입찰서류 제출직후 “주주와 계열사들의 이익을 고려해 입찰 서류를 작성했다”고 밝혀 무슨 수를 동원해서라도 기아를 인수하겠다던 종전 입장에서 후퇴한 인상을 풍겼다.
삼성 관계자들은 “기아를 수개월간 실사한 포드가 1차 입찰 때 기아의 적정부채를 4조원으로 제시한 점은 상당한 타당성이 있다”며 “따라서 기아를 인수하기 위해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다소 유보적인 태도.
삼성그룹의 한 고위임원은 “이번 입찰에서 기아를 인수하지 못하더라도 삼성은 자동차 사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희성·이영이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