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1년전수준 하락…증시 「공황상태」

  • 입력 1998년 5월 25일 19시 28분


‘블랙먼데이’
‘블랙먼데이’
증시가 공황(패닉)상태다. 주가는 외국인투자한도 확대라는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11년3개월 전 수준으로 밀렸다.게다가 각종 악재(惡材)가 증시 주변에 깔려있어 투자자들의 우려는 점점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주가 폭락 원인〓국내 투자자들은 이날 외국인들의 매수세를 잔뜩 기다려왔다. 투자한도 확대를 계기로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러 오면 보유물량을 처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포항제철을 제외한 나머지 주식에는 입질도 하지 않았다. 결국 폭락주가엔 브레이크가 없었던 것.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부진하고 기관투자가들이 투매에 나설 것이라는 점은 어느정도 예견됐던 사실. 하지만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불과 1천1백33억원밖에 안될 것이라고는 거의 예상하지 못했다.

주식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주식 매입 부진외에 △달러당 엔화 환율이 1백40∼1백50엔까지 오르는 것을 받아들이겠다고 한 루빈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 △27일부터 28일까지 1차 총파업에 들어가겠다는 민주노총의 발표 등도 이날 주가 폭락을 부추겼다고 전했다.

▼향후 전망〓추가 상승은 제쳐두고 종합주가지수 300선이 무너질지 여부가 증권업계의 관심사. 심지어 증권시장 일각에서는 종합주가지수가 250선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충식(李忠植)동원경제연구소 동향분석실장은 “부실채권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1∼3월 실질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악재가 누적돼 있는데다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걷히지 않아 주가는 300선마저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계원(李啓元)한남투자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일단 300선이 무너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면서 “다만 이를 계기로 외국인들이 저가매수에 나선다면 주가는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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