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급감」, 수출발목 잡는다…원자재난 악화

  • 입력 1998년 5월 2일 19시 22분


4개월째 30%의 감소세를 보이는 수출용 원자재와 자본재의 수입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제조업 기반이 흔들려 수출전선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수출용 원자재 수입 지원금을 현재 10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늘리고 지원대상도 현행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까지 확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1∼4월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5.5%가 줄어들었으며 이중 원자재는 34.5%, 자본재는 36.0% 급감했다.

산자부의 신동오(辛東午)무역정책심의관은 “수입이 급격히 줄어 당장의 무역수지 흑자에는 기여하고 있지만 이 상태가 계속되면 수출에 차질이 빚어진다”며 “현재 정부는 원자재 수입지원에 가장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산자부 추계로는 수입감소율이 20% 정도면 무역흑자기조에 기여하면서 수출에 차질을 빚지 않는 수준. 그러나 원자재 등 수입감소가 이보다 더 심해져 환율요인으로 20% 이상 신장을 기대했던 수출이 올들어 4월까지 2.8% 증가(금수출 제외한 수치)에 그쳤다는 풀이다.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기업체들이 원자재 확보가 제대로 안되자 내수용 원자재를 수출부문에 투입해 근근이 버텨왔으나 이마저도 거의 소진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4월 중순 옥수수 대두 등의 재고량이 적정 재고의 20∼40%에 불과했으며 알루미늄괴 원피 등이 60∼80%, 고철 원당(原糖) 등이 80∼90% 수준에 불과했다.

원자재 수입이 어려운 것은 대부분의 수입이 90∼1백20일 외상수입인데 외환금융위기 이후 금융기관이 수입신용장을 개설해주고 있지 않기 때문.

산자부는 이에 따라 현재 세계은행(IBRD)에서 지원받은 10억달러를 수출용 원자재 수입에 지원한데 이어 △이달중에 일본수출입은행에서 빌려올 10억달러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신디케이트론 10억달러 등 20억달러를 추가해 모두 30억달러를 수입지원에 투입할 계획이다.

〈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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