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봐야 인건비를 많이 축내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써먹을 일이 무궁무진한데’ ‘채용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나를 설마’….
이런 저런 이유로 회사 초년병일수록 감원바람에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근거없는 낭설. 지난해 12월과 올 1월 서울시내 7개 노동사무소에 실업급여와 구직을 신청한 5천3백13명을 연령별로 동아일보 취재팀이 분류했다. 다음은 분석 결과.
▼±30대에 집중〓구직신청자의 15.6%인 8백32명이 26∼30세에 몰려 있었다. 5세 단위로 나눠 볼 때 가장 높은 수치. 31∼35세는 7백11명(13.4%)으로 51∼55세(7백24명) 다음으로 세번째를 기록했다. 결국 26∼35세가 30% 가까이 됐다. 이들은 대부분 정리해고에 직접 노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퇴직사유로 정리해고가 절반에 가까운데다 명예퇴직 등 다른 이유는 40대 이상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초년생의 수난〓사회 햇병아리인 25세 이하도 3백46명(6.5%)이나 됐다. ‘힘없는’ 신입사원이 감원태풍에 속수무책임이 드러났다. 입사이후 줄곧 심부름 복사 등 잔일과 선배 뒤치다꺼리에 바쁘면서도 ‘세월아 가라. 나도 고참될 날 있다’만 되뇌었던 신입사원이기에 더욱 ‘가슴아픈’ 조사결과다.
▼평사원의 눈물〓실직자의 직급은 전체의 60%가 넘는 3천3백여명이 과장 명함 한 번 못달아본 평사원이었다. 성별로는 남자가 4천35명, 여자가 1천2백78명.
▼고학력 사무직에 내린 서리〓고졸자가 1천7백여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대졸자도 거의 비슷해 대졸자가 사실상 실직의 주역이었다. 사무직이 2천4백명으로 가장 많았다. 월급은 1백만∼1백50만원이 1천3백81명으로 가장 많았고 1백만원 미만이 1천72명으로 뒤를 이었다.
〈윤종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