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공기업 인수」 물밑 탐색전…현대, 포철에 군침

  • 입력 1998년 2월 11일 19시 51분


정부가 포항제철 등 공기업을 매각해 민영화하기로 함에 따라 대그룹들이 정부의 구체적인 후속 매각방안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공기업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LG 등 몇몇 그룹의 경우 자금여력이 크게 줄어 상반기중 민영화방침이 구체화되면 외국인 매입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원은 포항제철의 경우 포항과 광양제철소 등 2개 회사로 분리,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또 독점체제로 운영돼온 담배인삼공사와 가스공사도 지역별 품목별로 분리 매각하는 방안을 마련, 새정부가 출범하는 대로 구체화하기로 했다. 특히 거대 공기업의 자회사를 민간에 넘기는 과정에서 재계의 빅딜(대규모사업교환)도 촉진할 수 있다는 게 재경원의 구상. ▼한국통신〓통신기기 제조업체인 LG 삼성 대우의 지분 매입 가능성이 높다. 통신서비스와 통신기기사업의 통합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다. 물론 개인휴대통신 서비스시장에 욕심을 냈던 현대의 참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한통 관계자는 “워낙 덩치가 큰 데다 서비스 성격상 분할매각이 어려워 △상장후 외국인 지분한도를 늘리거나 △청약업체에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항제철〓포철의 지난해 매출은 9조7천억원. 민영화될 경우 당장 재계 랭킹 7,8위권에 진입하는 매머드 덩치다. 포철은 민영화 방침에 대해 “우리는 이미 공기업이라기보다는 국민기업으로 거듭나 있다”면서 “민영화 방침으로 크게 달라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포철의 인수 주체로 가장 유력한 기업은 현대그룹. 일관제철 사업을 보류하기에는 아직 미련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그룹 관계자는 “지금은 다른 기업을 인수할 정도로 넉넉한 형편이 못된다”면서도 “앞으로 여력이 생긴다면 생각해볼 만한 문제”라고 여운을 남겼다. ▼한국중공업〓한중은 과거 발전설비 분야에 독점권을 행사, 연간 1천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져 인수희망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96년부터 발전설비 분야의 독점권이 해제되고 경쟁체제가 되면서 수익성도 그만큼 불투명해졌다. ▼담배인삼공사〓지난해 매출 4조2천억원. 차입금이 거의 없어 재무구조가 매우 건실하다. 롯데그룹 외엔 구체적으로 거명된 국내 인수희망기업이 없는 편. 그러나 담배인삼 판매가 ‘현금장사’인 데다 공사가 전국적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어 인수 메리트는 엄청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가스공사〓기간산업인 데다 독점적인 형태로 운영할 수밖에 없어 안정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공사관계자는 밝혔다. 석유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LG SK그룹의 참여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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