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문어발식 경영]묘지사업 빼고 손안댄 곳 없어

  • 입력 1998년 1월 6일 20시 00분


“‘요람에서 무덤까지’ 중에서 무덤만 빠졌다.” 사회복지를 일컫는 말이 아니라 재벌들의 문어발식 경영행태를 지칭하는 말이다. 개발연대 밀가루 설탕 면직 등 이른바 3백(白)산업에서 시작한 재벌들의 확장본능은 오늘날 식당경영에서 병원 영안실 사업까지 뻗쳤고 공동묘지 운영만 제외하고 재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분야가 없다. 대마불사(大馬不死)식으로 여기저기 벌여놓은 사업이 예전에는 그룹의 신용을 쌓는 것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쓰러진 진로 한보 대농그룹 등 재벌기업은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분야에 투자한 것이 수익을 낳기는커녕 비용으로 둔갑한다는 사실만 증명했다. 자동차 전문그룹인 기아가 건설 무역 특수강으로 사업을 마구 확장하다 덜미가 잡혔다. 주류업체 진로는 건설 유통 전기업종으로 문어발식 확장을 거듭했고 제과업체인 해태는 전자업종에 손 댔다가 그룹이 와해되는 파국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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