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살 길은 가격파괴』…서로 비교해 비싸면 인하

  • 입력 1998년 1월 4일 20시 29분


경기 안산 E마트는 지난달말 개장한 인근 LG마트와 피를 말리는 가격인하 전쟁을 벌이고 있다. LG마트는 개장과 동시에 대대적인 가격파괴 공세를 벌여 E마트의 손님을 빼앗아갔다. E마트 구매 담당자들은 두 매장의 물건값을 모두 비교하는 점검을 벌여 값이 비싼 품목을 일제히 내렸다. 오리온 초코파이 1상자를 1천3백50원에서 1천3백원으로 인하했다. 칠성사이다 1.5ℓ는 8백70원에서 20원을, 아기사랑 분유는 9천8백원에서 3백원을 깎아 LG마트와 균형을 맞췄다. 올해에는 대형 할인점들이 점포수 확장과 함께 대대적인 가격인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백화점 등은 경기침체와 국제통화기금(IMF)한파가 겹쳐 예외없이 매출부진에 시달렸지만 E마트 킴스클럽 까르푸 마크로 등 할인점은 높은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다. 신세계 E마트와 프라이스클럽은 지난해 1조4백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96년에 비해 무려 80.7%나 신장한 것이다. 한 업체의 할인점이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화의를 신청한 뉴코아 킴스클럽은 부도여파에 시달리면서도 작년 매출이 96년보다 42% 늘어난 8천2백93억원을 기록했다. 할인점들은 가격에 더없이 민감해진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모든 상품을 국내에서 가장 싼 값에 판다’는 가격파괴 전략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일부 할인점은 같은 물건을 다른 곳에서 더 싸게 팔면 그 차액을 돌려주는 최저가격보상제 등을 마케팅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경기 일산의 E마트 킴스클럽 까르푸 마크로 등을 조사해본 결과 동일한 제품이라도 업체에 따라 가격이 각기 달랐다. 치약은 같은 제품인데도 가격차가 최대 8백50원이 났다. 이렇게 들쭉날쭉한 가격은 결국 최저가격으로 수렴될 수 밖에 없다. 〈이 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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