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버트 나이스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국장은 한국의 외채규모가 2천5백억달러라는 통계는 과장된 것이라고 밝혔다.
IMF 실사단장을 맡고 있는 나이스국장은 업무정지된 14개 종합금융회사 가운데 자본금을 늘리거나 합병상대를 찾는 한두개 회사는 업무를 재개할 수 있겠지만 나머지는 정리돼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27일 방영된 연합TV뉴스(YTN)와의 대담에서 그는 『한국이 외국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의 만기를 연장받고 협조융자(신디케이트 론) 및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이스단장은 『부실 금융기관과 기업은 정리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한국경제가 이번 위기만 극복하면 다시 고성장 궤도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아자동차의 처리는 공개적으로 논의돼야 하며 IMF는 개입하지 않겠지만 회생불능 판정이 나오면 세금을 쏟아 지원하는 것보다 폐쇄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재벌기업을 개혁하거나 궁극적으로 해체하는 것이 한국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서 『투명성 확보를 위해 금융실명제의 원칙을 유지해야 하지만 약간의 보완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단기적으로 고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피하며 외환위기가 진정되면 장기적으로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나이스국장은 한국 정부가 외환위기에 일찌감치 대응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심각한 위기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데이비드 립튼 미 재무차관은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IMF와 한국 정부의 협상과정에 참여했다』며 미국 정부의 개입을 시인했다.
그는 또 『당분간 한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달부터 흑자를 보이고 있다』며 IMF의 진단이 일부 정확하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백우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