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변동 자유화후 서울 분위기 밝아졌다』…NYT紙

  • 입력 1997년 12월 16일 20시 38분


한국정부가 환율변동제한폭을 없앤 조치는 원화의 급격한 안정을 가져다 주었으며 이는 아시아 금융위기의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 또 환율변동 자유화 조치 직후 원화가치가 급등한 사실은 아시아 전체에 강력한 심리적인 추진력을 퍼뜨렸다. 아시아는 줄곧 한국의 위기를 아시아 경제의 미래에 대한 세계의 감정을 나타내는 바로미터(잣대)로 지켜보고 있었다. 한국정부의 환율변동 자유화 정책은 2주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마지못해 받는데 동의한 이후 더욱 가속화된 경제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취해진 조치 중 가장 용감한 것이다. 한국정부의 이번 조치는 비로소 한국정부가 보다 현실적이 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널리 환영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정부의 조치는 스스로에 의해서 취해진 것이라기보다 타의에 의해 이루어진 성격도 있다. 한국 재정경제원의 한 관리는 『환율변동 자유화 조치는 IMF의 요구에 따라 이루어졌으며 맨 처음 우리는 이에 반대했으나 IMF의 요구가 너무나 강력했다』고 말했다. 환율변동제한폭을 묶어 두었던 기존의 정책은 여러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적어도 한국의 경우 좋은 효과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으며 오히려 엄청난 피해를 끼쳤다. 서울의 분위기는 지난주부터 몇 가지 요인으로 인해 많이 밝아졌으며 특히 대통령 후보들의 IMF협약 이행 재다짐은 큰 도움이 됐다. 경상수지 흑자소식도 분위기가 밝아진 요인 중의 하나다. 11월 경상수지가 93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6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는 한국정부의 발표는 세계로 하여금 한국경제가 엄청난 힘을 갖고 있음을 기억하게 했으며 이는 중요한 심리적인 추진력이 되고 있다. 특히 임창열(林昌烈)부총리가 한국의 시중 부실은행 한 두개를 외국자본에 넘겨줄 수 있다는 조치를 발표한 것은 달러가 필요한 은행에 많은 「피」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정부가 15일 미 농무부에 미 농산물 수출신용보증자금 16억달러를 요청한 것은 비록 액수가 적은 것이지만 매우 큰 정치적인 효과를 갖는다. 이 보증자금의 의미는 한국의 부(富)의 대부분이 몰려 있는 서울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차기 대통령이 농산물 가격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정부가 요청한 보증자금은 미 농무부가 의회와 협의, 한도승인규모 등을 최종 확정할 계획인데 만일 이를 승인할 경우 소련이 붕괴된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다. 〈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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