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수일 서울대교수, 「IMF시대 10계명」제안

  • 입력 1997년 12월 7일 20시 47분


국제통화기금(IMF)시대의 경제한파를 어떻게 헤쳐나가며 지혜롭게 살아야 할지를 놓고 국민 모두가 큰 고민에 빠져 있다.

서울대 경영대학장 곽수일(郭秀一)교수는 7일 이럴 때 귀담아 들을 만한 「IMF시대의 10계명」을 제안했다.

①돈보기를 황금같이 하라. 가장의 월급봉투가 전보다 가벼워질 게 뻔한 IMF시대에 지갑을 열 때마다 명심해야 할 첫 금언(金言). 절대 불필요한 낭비는 삼가자.

②소비의 경쟁력을 높이자.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카페에서 5천원짜리 커피를 마셔대는 한국 젊은이를 보고 놀랐다는 얘기가 있다. 「실속있는 소비」는 경제위기 상황이 아니어도 꼭 필요한 덕목이다.

③소득이 줄기 전에 저축하라.

일단 생긴 돈은 은행에 저축하자. 저축은 나라 경제에 보탬이 된다. 은행에 돈이 마르면 기업에 빌려줄 돈이 적어져 투자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위험이 따르는 고금리 자산에 대한 투기를 삼가자.

④남의 돈 빌려 증권투자하지 말라.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면 사리판단이 바르던 사람도 눈이 어두워지고 『어디 한 건 할 데 없나』 하면서 한눈 팔기 쉽다. 눈앞의 목돈을 탐해 투기성 투자나 도박에 빠져들었다간 패가망신하기 십상이다.

⑤부동산 투기를 삼가자.

한때 부동산 투기로 「짭짤한」 재미를 본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다르다. 집값은 떨어질 가능성이 많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에 귀기울이자.

⑥자신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하지 말라.

이미 불고 있는 감원바람이 점점 거세질 것이다. 앉아서 불안해하지 말고 공부를 하자. 자신에 대한 투자를 늘려 자기 분야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고급인력으로 인정받자.

⑦최대한 빚지지 말고 소박하게 살라.

빚이나 외상거래는 무거운 등짐을 짊어지는 꼴이다. 신용카드도 고이 모셔두자. 이왕 쓸 바에는 현금을 쓰는 게 사회적인 자금 순환도 원활해지는 등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⑧외화낭비는 망국의 길.

물론 꼭 필요한 수입품도 있고 국산보다 품질 좋은 수입품도 많다. 그러나 같은 값이면 국산을 쓰고 수입품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을 갖지 말자.

⑨건강이 최고다.

어려운 때일수록 건강만큼 큰 자산은 없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찌들지 않고 판단도 정확해진다.

⑩가정의 화목을 최우선 가치로 삼자.

화내거나 짜증내지 말고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서로 건네자. 가정이 보금자리가 되지 않으면 어두운 밤거리와 선술집을 전전하는 「난민들」이 급증할 것이다.

〈김경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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