３후보 『票心은 경제에』…대선전략 「ＩＭＦ해법」집중

국가운영이 사실상 국제통화기금(IMF)의 관리체제로 들어가게 되자 한나라당 국민회의 국민신당 등 주요 3당은 4일 통상적인 선거운동을 뒷전으로 미뤄놓고 제각기 나름대로의 「나라살리기」 처방을 내놓는 데 힘을 쏟는 모습을 보이는 등 비상상황을 실감케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조순(趙淳)총재 주재로 「경제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IMF처방 마련에 골몰했다. 조총재는 회의 서두에 『여러 장단기 대책이 있겠지만 지금은 인공호흡상태를 벗어날 수 있는 단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당 경제통들은 이같은 기조에 따라 「이회창(李會昌)후보의 비상시국선언」을 만들었다. 골자는 두가지. 하나는 정부가 재계 금융계 인사들로 「경제비상상황실」을 설치해 금융질서 혼란에 기민하게 대처하자는 것이고 또 하나는 노동자와 사용자, 각 정당대표, 사회단체대표들이 참여하는 「국가비상시국회담」을 열자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경미한 경제사범에 대한 즉각 사면복권 △중소기업의 진성어음 할인을 위한 한국은행의 총액한도 대출규모를 현재의 3조6천억원에서 6조4천억원으로 확대할 것 △금융기관의 수출환어음에 대한 매입 재개 등의 대책도 정부측에 촉구키로 했다.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후보는 집권할 경우 IMF측과 추가협상을 벌이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타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김후보는 3일 정부측이 제시한 IMF와의 협의이행 준수 서약서의 서명을 거부하고 IMF와의 추가협상 여지를 남긴 별도의 공한을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보냈다. 국민회의측은 『IMF의 구체적 상황에 관한 재협상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국민회의측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3%로 책정된 낮은 경제성장률로 인한 대량실업사태.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3%의 성장률로는 초긴축을 할 수밖에 없어 대량부도와 대량실업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고용안정속에서 IMF체제를 극복하려면 성장률이 상향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후보는 이날 오전 주한 유럽연합상공회의소 초청 강연에서 △철저한 시장경제시행 △관치경제철폐 △중앙은행독립 △정부예산긴축 △재벌개혁 △중소기업육성 △물가안정 등 1년반 이내에 IMF관리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9가지 대책을 제시했다. ○…이인제(李仁濟)국민신당후보는 이날 대선직후 대통령당선자에 의한 「임시위기관리내각」 구성을 주장했다. 이후보는 이날 대전 유성호텔에서 IMF협상 타결에 따른 긴급 대국민선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특히 『총체적 경제부도의 원인은 김영삼정부가 경제정책운용에 있어 일관된 철학 없이 구조조정을 게을리 했고 과소비 호화풍조를 방치한데서 비롯했다』면서 『김영삼정부와 집권여당은 국가위기 국면에 대처할 기력마저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은 국민앞에 진실로 사죄하고 이회창후보는 경제위기를 초래한 책임을 통감하고 상응한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윤영찬·정용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