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가 한국에 대한 자금지원을 결정하면 공황상태에 직면한 금융시장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는 IMF의 자금지원 규모와 조건에 따라 달라지지만 당분간은 혼란과 위축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자금시장〓IMF가 연18%대 이상의 고금리를 유지할 것을 권유하고 있고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됨에 따라 자금시장 경색은 6개월 이상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업부도 위험이 커져 금융기관들이 자금 운용을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데다 일부 금융기관들은 자체가 정리 대상이어서 대출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
대우증권 마득락(馬得樂)채권팀차장은 『시장실세금리는 내년 1∼3월중 최고에 달했다가 금융기관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는 6월 이후에는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식시장〓정부와 IMF가 연내 외국인 주식투자한도를 종목당 50%로 늘리기로 합의, 외국인 선호주를 중심으로 일단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3일 종합주가지수는 내내 약세를 맴돌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오름세로 급반전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형주와 우량주의 주가 양극화현상은 한층 심화할 전망이고 장기적으로는 재정긴축에 따라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부도를 내느냐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전망이다.
한남투신증권 이계원(李啓元)부장은 『은행주만 하더라도 이른바 「리딩뱅크」와 부실여신이 많은 은행들의 주가는 엄청난 격차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시장〓은행과 종합금융사들은 한국은행의 지원으로 하루하루 외화부도위기를 넘기는 실정이어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고공행진을 할 수밖에 없다. IMF 자금이 들어오면 금융권이 극심한 달러 부족에서 일단 벗어나기 때문에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외환 딜러들은 예상하고 있다.
한 외환딜러는 『IMF의 지원을 받더라도 한국경제의 어려움이 근본적으로 해소되는 것은 아니어서 원―달러 환율이 치솟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한국경제가 얼마나 회복하는지 여부에 따라 환율수준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경준·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