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구제금융]기업들, 내년사업 「새틀짜기」 비상

  • 입력 1997년 11월 24일 20시 09분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구제금융 신청으로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IMF의 요청에 따라 금융권의 대출이 얼어붙고 정부의 긴축기조가 강화되는 것은 물론 한계기업의 처리가 시장원리에 따라 이뤄지는 최악의 사업환경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그룹들은 이미 지난주부터 대책회의를 열고 내년도 그룹 운용기조를 자금난 및 시장위축에 대비해 전면 수정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이다. 현대그룹은 24일 대책회의를 열고 IMF구제금융에 따라 내년 사업계획을 다시 짜도록 계열사에 통보했다. 내년 1월 최종 수립될 현대그룹의 사업계획은 신규사업은 줄이고 비수익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기업어음(CP)을 확대 발행하는 등 자금사정이 예년같지 않은 삼성그룹은 최소한 투자금액의 70∼80%는 내부자금으로 조달하라는 지시를 계열사에 내렸다. 해외법인의 경우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투자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경우 현지 투자를 금지할 방침이다. LG그룹은 24일 임시 사장단회의에서 구본무(具本茂)회장이 산하 경제연구원이 마련한 「IMF구제금융이 경영환경에 미칠 영향」이란 보고서를 배포하면서 『계열사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경제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불요불급한 투자를 연기 보류하고 △자금확보가 용이한 소비재 분야 등의 매출을 늘리는 한편 △1∼2년내 금리하락 가능성이 큰 만큼 장기채권보다는 단기채권을 발행할 것 등을 제시하고 있다. 대우그룹은 이날 비서실 임원회의를 열어 각 계열사 최고경영진에 투자시기에 대해 유연성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김승연(金昇淵)한화그룹 회장도 이날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는 더욱 과감한 구조 조정만이 살 길』이라며 현재 진행중인 각종 구조조정 계획을 내년까지 마무리, 부채비율을 현재의 700%대에서 400%대로 낮추라고 지시했다. 〈박래정·오윤섭·이희성·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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