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경제시대/대기업 영향]신규-설비투자 『급제동』

  • 입력 1997년 11월 23일 19시 53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과 경제정책 간섭을 동시에 받게 됨에 따라 대규모 설비투자계획과 신규사업진출을 추진중인 대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IMF의 강도높은 산업구조조정 추진 요청에 따라 정부가 중복투자 억제정책을 펼 전망인데다 IMF가 전체 외화차입 규모를 제한할 경우 기업들의 해외자금 조달도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현대그룹 일관제철사업 추진〓포항제철 등이 이미 국내수요를 충족시키고 있어 IMF와 정부가 중복투자를 이유로 강력하게 규제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 철강재 수급전망은 기관마다 엇갈리고 있으나 세계 경기가 불투명하다는 점을 들어 국제적 수급불균형 파동을 막기 위해 현대제철소 추진에 신중을 기하도록 제동을 걸 소지가 있다는 것. 5조원 이상 들어가는 막대한 투자규모도 문제. 현대는 당초 내부 사업계획서에서 대부분의 투자자금을 해외증권발행 등 해외차입을 통해 조달하겠다고 밝혔지만 우리나라의 대외신뢰도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을 전망. ▼삼성자동차 생산능력 확대〓IMF를 주도하는 미국이 미국 자동차 빅3의 압력을 받아들일 경우 삼성을 비롯한 국내 자동차업계의 설비투자 확대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년초 연산 8만대 규모로 승용차시장에 진입할 삼성은 2002년까지 2조∼3조원을 추가로 투자, 연간 30만대까지 생산능력을 늘릴 계획이다. 또 중기적으로는 2백만대 생산규모가 돼야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의 추가투자가 불가피하지만 기존업체를 인수하지 않고 자체 투자만으로 이같은 생산능력을 갖추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동부그룹 반도체사업 진출〓동부는 최근 미국 IBM사와 손잡고 99년부터 64메가D램 3세대와 2백56메가D램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지만 중복투자라는 기존업계의 지적이 많다. 총2조원에 이르는 사업자금 조달도 쉽지 않을 전망. 동부는 자기자금 6천억원과 외화 9억달러를 이미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나머지 차입에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공기업화〓정부는 삼성그룹의 기아 인수를 반대하는 기아 안팎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산업은행 출자를 통해 공기업화하고 제삼자인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IMF로부터의 민영화 압력이 예상된다. 세계시장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산업에서 정부와 국책은행이 직접 자동차회사 경영에 간여하는 공기업화는 해외 자동차업체들의 반발을 사기 때문. 이에 따라 기아의 민영화가 추진될 경우 또다시 파란이 예상된다. 〈이영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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