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종합금융의 전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은 최근 외환 및 금융불안의 진앙지인 종금사의 본격적인 구조조정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가 금주에 발표할 금융시장 안정대책의 핵심이 종금사의 통폐합과 정리 등 구조조정인 만큼 나라측의 지분매각은 「앉아서 당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에 앞장서 위기에 대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경영권을 넘기더라도 회사의 명맥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의 특별융자를 받은 19개 종금사는 현재 경영권포기각서와 자구계획을 한은에 제출한 상태여서 자구노력 이행이 미진할 경우 곧바로 정리대상이 될 수 있다.
외화자산 축소 등 자구노력이 현재와 같은 금융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워 상당수 종금사들이 정부의 「구조조정의 칼」에 운명을 맡겨야할 상황이다.
나라종금의 경우 지분이 고 김택수씨의 아들인 김중민(金重民)국민생명부회장과 김중성(金重星)나라종금상무 등 개인주주에 집중돼있어 증자를 통한 자기자본 확대에는 한계가 있었다.
김상무는 『증자 등 적극적 자구노력을 준비중인 나라측과 금융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던 보성어패럴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우호적인 M&A가 성사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보성측도 『유상증자 등 구조조정을 위해 대주주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며 『이럴 경우 현재의 자금난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외환 및 원화 자금난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다른 종금사들도 긴급자금인 콜자금에 연명, 하루하루 부도위기를 넘기고 있는 형편이다.
15일 현재 종금사 등 2금융권의 콜차입 규모는 6조9천7백억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는 콜금리와 회사채금리 등 장단기금리의 동반상승을 초래, 기업자금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은측은 『시중에 돈을 풀더라도 부실을 우려한 시중은행이 종금사에 대한 콜자금을 축소하거나 거절하는 바람에 종금사들의 자금난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종금사 부도가 현실화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