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재무상태 정보에 관한 한 공인된 신용평가회사보다 서울 명동의 사채업자들이 더 밝다는 말도 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는 요즘 명동 사채시장에서 생산된 것으로 보이는 「기업 도산징후 진단표」가 나돌고 있다. 경영자 종업원 회사의 행동과 관련된 30개 항목의 체크리스트를 통해어떤회사가부도위험이 있는지 판단한다는 것.
사채업자들은 30개중 해당 항목이 △9개미만이면 「비교적 안전」 △10∼14개이면 「경영에 문제가 있음」 △15∼19개이면 「부도 가능성이 있음」 △20∼24개이면 「도산 가능성이 높음」 △25∼30개이면 「도산이 확실하니 거래 중단」 등의 판단기준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경영자 관련 10개 항목
△갑자기 비밀 간부회의가 잦아진다 △외출이 많아진다 △재산매각을 추진한다 △공사(公私)를 혼동한다 △생기가 없고 뭔가를 숨기려 한다 △이유없이 회사를 그만 둔다 △점쟁이의 말을 믿는다 △갑자기 숫자를 외면한다 △술자리를 자주 갖는다 △골프 정치 등에 정신을 빼앗긴다.
▼종업원 관련 5개 항목
△어딘지 동요하는 빛이 보인다 △퇴사가 잦아진다 △수위나 안내양이 불친절해진다 △비합리적인 인사이동이 있다 △무단결근이나 조퇴가 늘어난다.
▼기업 관련 15개 항목
△마감에 임박해 은행접촉이 잦다 △소량구매를 빈번히 한다 △때아닌 염가판매를 한다 △이유없이 재고품을 옮긴다 △융통어음이 나돈다 △불량채권 발생이 많아진다 △거래은행이 많고 자주 바뀐다 △원리금 연체상태가 종전과 다르다 △주가가 하락하고 악성 풍문이 나돈다 △낯선 사람의 출입이 늘어난다 △사무실 공기가 썰렁하다 △큰 거래처가 도산했다 △갑자기 광고를 하지 않는다 △금융기관에 자금요청 규모가 커진다 △관계사나 해외 현지법인이 파산했다.
〈정경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