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社,예금이탈『속앓이』…CMA수신잔액 1조3백억줄어

  • 입력 1997년 11월 14일 20시 14분


최근 종합금융사가 외화 및 원화자금난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고객의 예금 이탈이 속출, 사면초가에 몰렸다. 종금사들은 매일 돌아오는 결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에 대출해준 여신을 속속 회수하고 있어 종금사 자금난 여파가 기업에까지 번지고 있다. 14일 종금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지방 등 30개 종금사가 취급하고 있는 어음관리계좌(CMA)의 수신잔액은 지난달 20일 8조6천2백43억원에서 11일 현재 7조5천8백92억원으로 20여일 동안 무려 1조3백51억원이 줄었다. 또 기업어음(CP)매출도 같은 기간에 2천7백억원이 감소했다. 반면 종금사가 기업들에 내준 대출금을 잇따라 회수하면서 CP할인 잔액은 지난달말에 비해 8천5백33억원이 줄어들었다. 종금사에서 예금을 빼가는 고객은 일반인 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적지않아 이같은 이탈 추세가 계속될 경우 종금사의 영업기반은 상당 기간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 종금사 여신담당 임원은 『최근 종금사의 자금난 소식이 알려지면서 예금의 안전여부를 묻는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며 『하루에도 수십억원씩 예금이 빠져나가는데도 속수무책』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이달들어 원―달러환율이 폭등한 가운데 국내 시중은행들이 종금사에 달러화 대출을 거부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고객예금 인출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 여기에다 조만간 2금융권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경우 상당수 부실종금사들이 정리될 것이라는 관측도 종금사 불신의 한 배경이 되고 있다. 한 종금사 임원은 『최근 은행권에서 콜자금 공여마저 기피하고 있어 종금사의 자금난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며 『종금사에 대한 정부의 획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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