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컨설팅社,『재경원 있는한 2류국가』해체 권고

  • 입력 1997년 10월 31일 19시 40분


「한국이 이류(二流)국가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재정경제원부터 해체해야 한다. 과도한 정부 개입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컨설팅회사인 부즈앨런 & 해밀턴사가 재경원 산하 관변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비전코리아추진위원회(위원장 김상하·金相廈대한상의회장) 등의 의뢰를 받아 31일 발표한 「한국경제의 재도약」 보고서의 지적이다.

재경원은 KDI를 통해 연구용역비 5억원을 지원했는데도 부즈앨런 & 해밀턴사는 「고객」인 재경원을 정리대상으로 지목한 것.

이 지적에 대해 재경원 내부에서는 『겸허히 경청해야 한다』 『쓸데 없는 일을 했다』는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각국의 국가경영 전략을 주로 자문해주는 부즈앨런& 해밀턴사는 재경원을 재정부로 개편하는 대신 대통령 직속의 「자유경제원」을 설치할 것을 권고했다. 또 공기업을 대폭 민영화하고 정부조직도 현재의 3분의 1 내지 절반 수준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동법은 다시 개정, 정리해고의 유보조항을 삭제하고 파견근로제 임시직 계약직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컨설팅사는 과도한 정부개입, 금융부문의 비효율성,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을 한국 경제발전의 걸림돌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이같은 구조적 장애의 극복과 함께 근본적 지식격차를 좁혀야 한다고 충고했다. 여기서 「지식」이란 제품개발 디자인 마케팅 경영기법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한국은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떨어진다는 것.

「한국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부문에 힘을 집중시켜 변화의 연쇄폭발이 일어나도록 개혁패키지를 마련하되 우선순위는 금융시장 개혁에 둬야 한다」는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이윤재(李允宰)재경원 경제정책국장은 『보고서의 권고를 장단기전략 및 정책수립 과정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재경원 금융실 관계자는 『5억원을 중소기업 지원에 쓰는게 좋았을 것』이라고 볼멘 반응.

〈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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