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폭등/기업 움직임]사업계획 전면수정『초비상』

  • 입력 1997년 10월 28일 19시 47분


계속되는 환율급등으로 기업들이 초비상 사태에 돌입했다. 현대 삼성 대우 등 주요그룹들은 앞으로의 환율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내년도 사업계획에 대한 전면재검토에 착수했다. 특히 외화차입의존도나 수입비중이 높은 항공 정유업계 등은 환율급등으로 환차손이 이미 작년 수준을 넘어섰다며 환차손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환율전망에 총력〓현대 삼성 등 주요그룹은 환율급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환율전망이 필수적이라며 경제연구소 해외지사 외환딜러 등을 총동원해 환율예측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우그룹은 9백30∼9백50원대에서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환율이 계속 급등하자 다시 수정예측작업에 착수했다. ▼경영계획 전면재검토〓지난달 각 경제연구소가 내놓은 환율전망치에 따라 이달초부터 계열사별 경영계획을 수립중인 주요그룹들은 기존의 경영계획을 백지화하고 수정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당초 내년환율 가이드라인을 8백90원대로 보고 경영계획을 세웠지만 환율이 급등해 현실성이 없어졌다』며 『환율이 계속 불안정하면 앞으로 몇번이나 더 계획을 수정하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관제철사업 진출 등 대규모 투자사업을 계획중인 현대그룹도 환율급등으로 인해 해외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자금조달계획을 전면재검토하고 있는 상태. ▼환차손 줄이기 비상〓작년 1천1백억원의 환차손을 본 대한항공은 올해 환차손이 이미 작년수준을 넘어섰으며 현재의 환율이 계속될 경우 1천5백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서는 외화부채를 줄여나가는 것 밖에 방법이 없지만 영업상황도 안좋아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며 『환율이 안정되지 않으면 앉아서 당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십억달러의 외화부채를 지고 있는 정유업계는 유가(油價)연동제에 따라 유가에 외화부채 금리의 부담을 반영시키는 방법으로 환차손을 줄이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SK의 경우 총 33억달러의 외화부채중 13억달러는 국내유가 산정시 반영할 수 없어 올해 환차손이 5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영이·박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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