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법정관리]채권단,3자인수 기대 『환영』일색

  • 입력 1997년 10월 22일 20시 36분


금융권은 정부가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를 법정관리하기로 결정을 내린데 대해 「그동안 오리무중(五里霧中)이던 기아그룹의 처리방향이 가닥을 잡았다」는 점을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다. 22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24개 채권금융기관장 회의에서는 『「앓던 이가 빠진 것 같이 홀가분한 기분」이라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고 김영태(金英泰)산업은행총재는 전했다. 또 유시열(柳時烈)제일은행장은 『기아자동차가 공기업화함에 따라 기아자동차와 관련 채권금융기관들의 신인도가 올라가게 됐다』고 설명했으며 신복영(申復泳)서울은행장은 『이번 조치가 오히려 때늦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26개 종합금융사 사장단도 종금협회에서 회의를 열고 채권금융기관과 공동으로 조속한 시일안에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결의했다. 종금사 사장단은 기아자동차의 조건부 화의에 동의한다는 입장이어서 일부 반발도 예상됐으나 회의는 5분만에 아무 반대의견 없이 끝났다. 이처럼 금융기관들이 기아자동차의 법정관리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기아자동차의 제삼자 인수에 대한 기대감 때문.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기아자동차의 법정관리는 제삼자 인수를 전제로 한 것』이라면서 『제삼자 인수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앞으로 자금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S종금사 사장은 『법정관리 이후 가능한 한 빨리 제삼자 인수가 이루어져야 금융신뢰도 회복되고 금융시장의 자금흐름도 원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의 김총재는 『기아자동차를 인수하려는 회사가 있으면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계 일각에서는 기아자동차의 제삼자 인수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당장 기아 노조 등이 법정관리에 강한 반발을 하고 있는데다 인수조건 합의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 경우 자금 조달을 단기로 하고 있는 종금사들은 존망에 위협을 받고 은행들도 2조∼3조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쌓느라 무더기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금융계는 분석한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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