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공동출자기관인 금융연구원(원장 박영철·朴英哲)이 「현재 부도유예협약을 적용받고 있는 기아그룹은 제삼자에게 인수되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내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12일 「기업부실화현황과 대응방안」이라는 내부보고서에서 『경제적 측면에서 기아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채권단의 채권회수기회를 최대한 확보하려면 제삼자에 의한 기아인수가 가장 타당하다』고 결론지었다.
이 보고서는 『제삼자인수 추진에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은 현 경영진의 반대』라면서 『채권단이 더 강력한 제재수단을 동원해 주주들이 직접 경영층에 압력을 가하도록 해야 한다』는 방법론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또 기아와 같이 주식분산이 잘 돼 있는 회사를 제삼자에게 인수시키는 방안으로 가장 먼저 공개매수를 고려할 수 있으며 기아자동차의 시가총액이 약 9천8백억원에 이르고 있어 상위재벌에 의한 공개매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기아자동차 주식의 시장가격에 30%가량의 프리미엄을 주고 경영권 장악에 필요한 40%선의 지분을 확보하려면 공개매수자는 5천2백억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관계자들은 『채권금융기관의 잇따른 자금회수 때문에 똑같이 좌초위기에 몰렸지만 유난히 기아그룹에는 자력회생의 기회를 차단하고 제삼자인수로만 몰아가는 취지여서 오해를 살만하다』고 지적했다.
〈윤희상기자〉